[뉴스핌=최주은 기자] 해외 저가 수주 여파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적을 발표한 대형 건설사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대부분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건설사는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8억7000만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16억500만원)에 비해 80.7% 급감했다.
이는 해외 사업장에서 추가 공사비가 발생해 원가가 오른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 수주액도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해외수주액은 41억6000만달러(4조7041억원)다. 올해는 5억3448만달러(6044억원)로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87.2% 줄어들은 것.
매출은 1년 전보다 16.2% 감소한 1조842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93.3% 급감해 16억10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저가 수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회사차원에서 해외 수주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수주에 보수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저가 수주에 따른 실적 부진은 대림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림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634억5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감소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다라 사업장에서 원료 공급 지연에 따라 손실이 발생했다. 이 사업장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쇼아이바(Shoaiba) II 사업장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해외수주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18억달러, 한화 약 2조1013억원) 대비 올해 상반기(15억9000만달러, 한화 약 1조8562억원)에는 11.7% 감소했다. 이런 영향으로 2분기 매출액도 3.88% 줄어 2조393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2분기 현대건설 영업이익은 2543억800만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9% 감소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4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특히 현대건설의 강점이었던 해외수주가 크게 줄었다. 해외 수주는 지난해 상반기에 60억달러(7조362억원)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10억2000만달러(1조1962억원)로 6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회사 측은 올 상반기 해외 수주액이 급감한 것은 현지 발주처 사정으로 발주가 미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적발표를 앞둔 GS건설과 대우건설도 해외 저가 수주에 따른 실적 부진이 점쳐진다.
GS건설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9곳의 해외사업장에서 7190억원의 누적손실을 기록했다. 또 대우건설은 10곳의 해외 사업장에서 606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공사 진행률 90%를 넘기지 못한 사업장은 4곳이다.
김미송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사우디 페트로라빅2 공사 진행률이 60% 수준이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 사우디 PP12 공사의 경우 90% 진행률을 보이지만 공기 지연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우건설도 부실 사업장으로 우려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자잔(5억달러, 한화 약 5837억원) 및 모로코 사피(18억달러, 한화 약 2조1013억원) 사업에서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며 “특히 사우디의 자잔 프로젝트는 공기 지연으로 원가율 상승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