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강판 수익성 의문…동부제철 당진 인수 더 매력적
[뉴스핌=황세준 기자] 현대제철이 인천공장 냉연설비 신규투자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5일 관련업계와 회사측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5월 노사 합의한 3000억원 규모의 인천공장 신규 투자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회사측은 노조에 ‘PO(산세 강판) 올해 착공’을 약속한 바 있으나 내부적으로 투자 효용성에 대해 의문 섞인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경영진은 사실상 재검토에 들어갔다. 판매 어려움이 예상되고 기존 설비와 시너지도 적다는 이유에서다.
PO강판은 열연강판 표면의 미세한 녹과 크랙들을 제거한 제품으로 자동차 부품 제조용도로 직접 사용하거나 후처리를 통해 냉연강판, 아연도금강판 등을 제조한다.
그러나 현재 시장구조상 현대제철이 PO강판 판매량을 늘리기가 힘들다. 내수판매량의 70%를 포스코가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저가 중국산 제품의 국내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PO강판 내수 판매량은 생산량 대비 57%인 227만t였다. 올해 6월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115만t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중국산은 7만2611t으로 332.2% 증가했다.
또 현대제철이 PO강판 대부분을 자체 사용하더라도 열연강판을 당진제철소에서 인천까지 옮겨오는 비용, PO강판을 다시 당진 후처리 공장으로 보내는 물류비용이 발생한다.
인천에 아연도금 등 후처리 설비를 함께 놓을 경우에도 열연 수급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당진-인천 간 물류비용은 육송 편도 기준 t당 8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적으로 인천공장 신규 설비투자보다는 당진제철소 인근의 동부제철 당진 냉연공장을 인수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동부제철 당진 냉연공장은 연간 170만t의 냉연강판, 87만t의 아연도금강판, 25만t의 주석도금강판 등을 만들 수 있다. 설비의 장부가액은 3420억원, 공시지가는 1610억원이다.
동부제철 냉연제품은 자동차 차체, TV브라운관, 가전제품, 음료용 캔 제품 몸체 등에 사용된다. 현대제철로서는 자동차강판 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 기존에 없던 가전제품, 식품 포트폴리오를 얻을 수 있다.
신규 투자 여력 자체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제철은 올해 들어 3100억원 규모의 현대종합특수강 인수, 1200억원 규모의 SPP율촌에너지 인수를 잇달아 진행했고 현재 순천 단조공장 정상화 투자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2800억원 규모의 포항공장 투자협약도 포항시와 체결했다. 기존에 진행 중이던 당진 특수강공장 건설은 설계변경으로 예산이 당초 8442억원에서 1조1221억원으로 32.9% 늘었다.
최근에는 2800억원 규모의 포항공장 투자협약도 포항시와 체결했다. 기존에 진행 중이던 당진 특수강공장 건설은 설계변경으로 예산이 당초 8442억원에서 1조1221억원으로 32.9%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그동안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부채비율 감축을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며 “계획된 투자를 제외하고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은 고로 건설과정에서 빌린 차입금 상환에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인천공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신규 투자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