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 '퇴직연금배당40펀드' 1조8000억원 돌파..3년 수익률 3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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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에라 기자] 지난 2006년 11월. 경남 마산에 본사를 둔 '무학'은 부산 소주시장의 터줏대감 '대선주조'에 전면 승부를 선포했다. 1993년 업계 최초로 저도주를 내놓은 적 있는 '무학'은 지리산 산청암반수를 담은 16.9도의 저도주 '좋은데이'를 출시한 것. 이후 19.9도의 '더좋은데이', 19.5도의 '소주맛이 좋다카이'를 잇따라 내놨다. 올해는 13.5도의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선보이며 전국에 저도주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운용총괄(CIO) 상무는 부산에서 '좋은데이'가 팔리는 모습을 보면서 '무학'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최 상무는 '무학'의 부산 시장 성장이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직접 탐방도 여러차례 다녀오고, 소주 시장을 공부한 최 상무는 '무학'의 부산시장 성공을 예감했다.
최 상무는 "과거 부산지역은 대선주조의 저도주 시원(C1)소주가 독점했었는데, 무학이 부산에 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부산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고, 이 점을 투자 포인트로 봤다"고 귀띔했다.
'무학'을 지켜본 최 상무의 눈은 정확했다. 현재 무학은 부산시장 점유율 1위다. 10여년 전 10%도 안되던 후발주자가 70%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선두가 된 것이다.
최 상무는 부산 시장 장악을 통해 1차 성장을 완료한 '무학'이 2차 성장을 앞두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무학은 좋은데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부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서며 시장을 제패했다"며 "수도권에서 2차 성장을 통해 앞으로 기업가치가 한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상무가 '무학' 못지 않게 애착을 갖고 있는 종목이 '골프존'이다. '골프존'은 국내 최대 스크린골프 운영업체다.
사실 '골프존'은 최 상무가 눈여겨보던 종목은 아니었다. 장비매출로는 꾸준한 수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장비 매출 외에도 꾸준히 신 사업을 만들어내는 등 안정적인 캐쉬카우(주수익원)를 만들어내는 점이 최 상무의 맘을 돌려세웠다. 해외시장 진출은 물론 오프라인 골프장 사업 등 골프를 기반으로 하는 수익모델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최 상무는 "국내 골프장 안에 스크린골프를 설치했고, 해외에서도 유명한 골프장 안에서 스크린 골프를 선택할 수 있다"며 "온오프라인으로 골프와 관련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캐쉬카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KB자산운용이 2대주주로 있는 '무학'은 지난 1년간 69.70% 올랐다. 지난달에는 6만61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골프존의 주가는 지난 4월 분할 상장 이후 90.71% 급등했다. 최근 KB자산운용은 골프존 주식을 장내매수해 보유주식이 기존 166만9766주(26.61%)에서 176만8080주(28.17%)로 늘었다.
이 같은 종목 발굴과 안정적인 수익률에 힘입어 KB자산운용의 '퇴직연금배당40펀드'는 현재 퇴직연금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설정액 1조원 자리에 올랐다.
이 펀드는 채권과 주식 비중을 각각 7대 3 수준에서 탄력적으로 운용한다. 주식 부문은 최웅필 상무가 운용하고 있고, 채권운용은 이종혁 채권운용본부 팀장이 담당한다.
지난 4일 기준(에프앤가이드 제공) '퇴직연금배당40' 채권혼합형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1조6981억원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7.10%이다. 같은 유형인 채권혼합형펀드 평균 성과 3.96%보다 높다. 1년과 3년 수익률은 각각 10.98%, 35.01%이다.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KB퇴직연금배당40펀드는 최근 5년간 매년 5~10%의 연간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운용 안정성의 경우에도 같은 유형대비 10% 순위 내 진입하는 안정된 운용결과로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펀드 수익률을 놓고,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코스피 지수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테마주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종목을 편입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더라도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초 기준 편입한 채권 자산 가운데는 국채 비중이 27%대로 가장 높았고 금융채, 회사채 비중도 20%대였다. 크레딧운용팀 분석을 활용해 투자위험이 적은 채권을 발굴하는데 주력했다. 편입 채권은 신용등급 AA(더블에이) 이상에 70% 투자했다. A(싱글에이)은 가능한 만기가 최소 1년 이내인 단기자산만 편입했다.
채권은 모펀드인 '연금플랜 국내채권'과 '연금플랜 장기채권'에 각각 8대 2 비율로 투자한다. 이들 채권펀드의 듀레이션은 3.8년과 5.8년이다. 듀레이션은 원금을 회수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다.
이종혁 팀장은 "퇴직연금펀드 특성상 긴 호흡으로 운용 계획을 가져갈 예정"이라며 "가입한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유지하는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국내의 경우 구조적인 요인을 감안했을 때 당장 금리인상 등을 가져올만한 트리거 등이 부족하다"며 "만일 단기적으로 금리가 뛸 경우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 운용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주식의 모펀드는 '마이플랜 배당주'이다. 현재 운용자산 내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7.24%)였고, 골프존(4.49%), 컴투스(4.08%), 현대리바트(3.48%), 무학(1.87%) 등이다.
최 상무가 종목을 고르는 원칙은 단순하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고, 지속적으로 기업가치가 증가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면 된다.
최 상무는 "퇴직연금펀드 역시 일반 주식형펀드를 운용할 때 처럼 똑같은 운용철학을 유지하며 기업 가치가 커질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해 갈 것"이라며 "시장금리의 2배인 연 5% 수준의 수익률을 꾸준히 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퇴직연금펀드로 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