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국장급 임기·나이제한 등 직급 조정도 검토
[뉴스핌=윤지혜 기자] 금융감독원 노사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했다. 외부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9월중순 임금피크제 윤곽을 만들기로 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임금피크제 도입의 가장 큰 관문인 노사간 합의를 마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재부 등 정부당국에서 제시하는 임금피크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노사가 공감해 다음 주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올해 말까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을 공언했지만 기존 인사 급여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 반발이 적지 않았다.금감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금감원은 공직자윤리법, 인사 적체 등 특수한 인사구조를 갖고 있어 임금피크제 도입 시 전반적인 인사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금감원은 다음주 세부방안 논의에서 직급조정과 승급체계 변경에 대해서 검토하기로 했다.
세부방안이 확정되면 정년에 해당하는 고위 직원뿐 아니라 팀장급에 이르는 중진급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금감원에서 국장을 지내는 마지노선은 만 54세다. 지난해 기준으로 1960년생 국장들이 인사철에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시점의 봉급이 가장 높아야하기 때문에 국장의 연령대가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다. 자연히 팀장이나 수석조사역들의 승진시기도 늦춰질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내부에서도 직급간 조정이나 팀장, 국장 임기, 나이제한 등에 대한 조율을 검토하고 하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지만 (세부방안 논의 시) 직급과 직위 조정도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아울러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으로 인해 금감원 직원들의 재취업 제한이 강화됐기 때문에 퇴임직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퇴임 후 재취업이 안된다면 정년 2년 연장이 되더라도 5년 임금 삭감방안은 사실상 후퇴하는 고용보장 제도가 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시행하면서 신규 인력 채용까지 충족하려면 어느정도 삭감률과 연령 등을 반영해야 하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최대한 유관기관과 의견교환을 거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임금피크제란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 금융권에선 은행 등 대다수의 금융기관들이 2008년부터 시행해왔다.
전체 316개 공공기관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곳은 한국은행, 한국투자공사 등 11곳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공공기관들에 연말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종용해왔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