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들 '사자' 봇물 이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저가 매수 논리가 통하지 않는 듯 했던 중국과 미국 증시로 매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5일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조정 영역에 진입한 후 26일 지수가 급반전을 이룬 것은 상장지수펀드(ETF)로 뭉칫돈이 밀려든 데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시 역시 밸류에이션 매력과 중국 정부의 증시 개입 루머가 돌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사자’가 봇물을 이뤘다.
황소상[출처=블룸버그통신] |
다우존스 지수가 600포인트 이상 폭등한 한편 S&P500 지수 역시 2011년 이후 최대 랠리를 보인 것은 ETF 시장의 공격적인 매수 열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셀의 피터 투즈 대표는 “투자자들이 다시 증시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며 “잠재 랠리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다”고 전했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헤지펀드 업계도 주가 강세를 점치고 있다. 헤지펀드의 숏포지션 대비 롱포지션의 비율을 추종하는 에버코어 ISI 지수는 26일 50.1을 기록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가 25일까지 6거래일에 걸쳐 4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자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번지면서 투자자들의 매수를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나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조셉 베란스 최고투자책임자는 “헤지펀드 업계는 밸류에이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증시 주변에 잠재적인 투자 자금이 풍부하며, 이는 주가의 추가 조정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에는 해외 투자 자금이 홍수를 이루기 시작했다. 글로벌 자산시장 폭락의 진원지가 투자 매력을 회복했다는 진단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날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7일 기준 한 주 사이 홍콩을 통해 유입된 해외 투자자들의 상하이 주식 매입 규모가 44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주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으로, 최근 주가 폭락 과정에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결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 중국 정부가 증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번지면서 자금 유입을 부채질하고 있다.
포춘 SG 펀드 매니지먼트의 알렉스 워노 대표는 “주가 폭락에 제동을 걸기 위해 중국 정부가 증시에 개입했을 여지가 높다”며 “당분간 중국 증시의 흐름이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실제 시장 개입에 나섰다고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는 없으며, 이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가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