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올 2.5%→2.2%, 내년 3.2%→2.5%, 올 10월 내년 3월 각각 25bp씩 인하
[뉴스핌=김남현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 부진에 경제성장률의 하향조정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이유다. 또 한은이 통화정책 파급경로를 재점검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일 ‘한국은행이 지도에 없는 길을 간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10월과 내년 3월에 한은이 각각 25bp씩(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수출 부진을 이유로 올해 2.5%에서 2.2%로, 내년 3.2%에서 2.5%로 각각 하향수정했다. 달러/원 환율 전망치도 올해말 1215원에서 1240원으로 조정했다. 다만 내년말 전망치는 기존 1200원을 유지했다.
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네차례 인하에도 불구하고 실질금리 수준이 높고 교역상대국보다도 높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중립적 실질금리는 올 2분기 -0.6%에서 -2.0%로 추정했다. 실질금리란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과 일치해 물가가 안정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할 필요가 없는 수준을 말한다. 보고서는 한국의 중립적 실질금리가 하락한 이유로 ▲인구증가율 둔화 ▲자본재 상대가격 하락 ▲노동생산성 둔화 ▲가계 및 기업 저축률 상승 및 금융기관 자본건전성 규제 강화를 들었다.
다만 한국의 실질정책금리는 기대인플레이션 기준으로는 -1%(기준금리(1.5%)에서 기대인플레이션(2.5%)을 차감), 실현된 물가상승률 기준으로는 +0.8%(기준금리(1.5%)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0.7%)를 차감)로 여전히 중립수준보다 높다고 봤다.
아울러 그는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 역시 예상치 못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가 금리인하와 관련해 통화정책파급경로를 재점검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과도하게 작동하고 있는 은행대출경로를 억제해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한편 환율경로를 활성화해 수출회복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환율경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근거로 내외금리차가 환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외채구조 개선으로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봤다. 즉 과거 외채는 대부분 외화표시여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경우 외채상환부담으로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외국인의 원화표시 국채투자 등 원화표시 외채가 크게 늘어난데다 한국의 순대외자산이 흑자로 전화돼 환율 상승이 신용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
또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와 내국인의 해외채권투자가 늘어나 국내외 채권 수익률간 차이가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로가 확보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선사 수주 감소와 수입업체들의 환헤지 수요 증가로 국내 기업의 선물환 매수-매도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점, 선물환 수급안정과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개선에 힘입어 무위험 금리평형 조건(covered interest rate parity)이 성립된 점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이밖에도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들이 제로 정책금리를 펴는 사례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보다 가처분 소득대비 가계부채비율이 높은 스웨덴을 보면 중앙은행이 경기와 물가에 초점을 맞춰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정부에 가계부채 위험 방지를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는 점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환율경로가 잘 작동될 경우 2017년 우리경제의 경제성장률은 3.5%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