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적 시장 여건 및 발행 열기 지속 어려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이 유럽에서 발행한 회사채 규모가 유럽 현지 기업을 앞질렀다.
애플과 로열 더치 셸이 10일(현지시각) 대규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 미국 기업들의 러시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로화 동전[출처=AP/뉴시스] |
또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앞서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채권 발행에 잰걸음을 하고 있지만 열기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미국 투자기업의 회사채 발행 물량이 지난 2월부터 7월 사이 매달 1000억달러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올들어 유럽 회사채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유로화 표시 회사채 발행 물량이 유럽 현지 기업을 앞질렀다.
열기는 날로 고조되고 있다. 이날 애플은 이번주 유로존에서 8~12년 만기의 회사채를 15억~20억유로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열 더치 셸 역시 15억유로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미국 노동절 휴일이 지난 뒤인 8일과 9일 이틀 사이에 신규 발행된 투자등급 회사채 규모가 400억달러로 집계됐다. 내주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기업들이 자금 확보를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발행 열기가 영속되기 어렵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회사채 공급이 늘어날수록 유로존의 우호적인 여건이 유지되기 힘들고, 미국 역시 물량을 소화하는 데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얘기다.
바클레이즈의 저스틴 디에르콜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헤드는 “월간 1000억달러에 달하는 발행 물량이 지속될 수는 없다”며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한편 스프레드 역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국채 대비 회사채 수익률 프리미엄은 가파르데 뛰었다. 지난 3월 118bp를 기록했던 프리미엄은 이번 주 156bp까지 상승했다.
인베스코의 제이콥 하비비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는 회사채 시장이 순항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규모 발행 물량 자체가 시장에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