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자산 구조 개편, 중장기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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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너다코 석유는 엑손 모빌이나 셰브론만큼 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영 전략과 자산 포트폴리오, 기술력 측면에서 메이저 업체들만큼 강점을 지녔다는 것이 월가의 평가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충격을 애너다코 석유 역시 비껴가지 못했다.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 대다수의 석유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강한 한파를 맞았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으로 애너다코 석유는 탄탄한 기초 체력을 확인시켰고,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중장기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냈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위기에 대한 대응 역시 탁월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해외 비핵심 자산을 발 빠르게 매각한 한편 핵심 비즈니스에 전력을 집중하는 행보에 높은 점수를 줄 만 하다는 얘기다.
또 대다수의 크고 작은 석유 업체와 마찬가지로 애너다코 석유 역시 래버리지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지만 채무 원리금 상환 능력이 강하게 뒷받침되고 있어 잠재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다.
◆ 애너다코 석유는 어떤 기업?
텍사스에 위치한 애너다코 석유는 유전 탐사와 석유 생산에 주력하는 업체다. 특히 멕시코 걸프만의 심해 유전 탐사에 커다란 비중을 두고 있고, 아프리카와 알제리, 중국, 알라스카, 뉴질랜드 등 세계 곳곳에 비즈니스 망을 확보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알제리와 모잠비크, 가나에 위치한 자산이 중장기적으로 애너다코 석유에 쏠쏠한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너다코 석유는 지속적으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금흐름을 핵심 자산의 개발에 투입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고, 이는 중장기 성장에 크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던 유가가 지난해 6월 이후 폭락, 5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진 데 따라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경계하는 부분은 재무 리스크다.
유가가 V자 반등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수익성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여지가 높고, 이 때문에 부채 상환 능력을 포함한 재무건전성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볼 때 애너다코 석유는 충분한 투자 매력을 지녔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CE)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애너다코 석유의 이자 비용은 총 4억1700만달러였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 따르면 애너다코 석유는 이자 비용의 5.6배에 해당하는 EBITDA(이자 법인세 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디폴트 리스크가 제한적이고, 유가가 현 수준에서 횡보하거나 추가 하락한다 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내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22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진행중인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감안할 때 애너다코 석유가 2016년 말까지 발생할 자본 지출을 감당하기 위한 자금을 이미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배당 수익률은 석유 업계의 잠재 리스크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안전 장치다. 애나다코 석유는 주당 1.08달러의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석유 업체들이 수익성 저하로 인해 배당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여지가 없지 않지만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애너다코 석유가 내년까지 현 수준의 배당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뉴스 & 루머
석유 업계가 맞은 구조적 위기에도 애너다코 석유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우호적인 이유 가운데 한 가지는 강력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구조 개편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너다코 석유는 모잠비크의 천연액화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해외 자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2025년까지 글로벌 LNG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애너다코 석유의 이번 프로젝트가 올바른 경영 전략이라는 평가다.
◆ 월가 UP & DOWN
연초 이후 애너다코 석유의 주가는 20%에 이르는 낙폭을 기록했다. 월가 투자은행(IB)의 유가 전망이 연이어 하향 조정되고 있어 향후 수익성 우려와 투자 심리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고강도 비용 감축과 자산 매각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시킨다는 경영 전략이 적중, 2분기 예상 밖 이익을 내면서 애너다코 석유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한층 개선됐다.
애너다코 석유는 델라웨어 유전의 시추 비용을 유정 당 50만달러 감축했고, 완공 비용 역시 전년 대비 무려 45% 떨어뜨리는 성과를 거뒀다.
월가 투자가들은 애너다코 석유가 굴착 장비를 축소하고 있지만 회수가능매장량(EUR)이 오히려 상승하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강하게 회복될 여지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노무라는 전반적인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업체의 투자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지만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애너다코 석유를 6개 유망주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앞으로 관련 업체들이 자금 조달 비용 상승에 따라 현금흐름 창출에 크게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애너다코 석유가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노무라의 판단이다.
또 상대적으로 외형이 큰 경쟁사인 엑손 모빌과 셰브런에 견줄 만큼 애너다코 석유가 다각화된 글로벌 자산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애너다코 석유의 목표주가를 72달러에서 74달러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을 ‘시장 비중’으로 유지했다.
자산 생산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유가 하락에 따른 위기를 지혜롭게 넘기고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크레디트 스위스는 석유 탐사 섹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높이고, 현재 주가 수준이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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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