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감원 등 악재에도 월가 전망 '맑음'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27일 오전 10시 10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핼리버튼(종목코드: HAL)은 미국 대표 자원개발 회사이자 세계 2위 유전서비스 업체다. 막강한 자금력과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유가 반등시 유망한 에너지 관련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전세계 원유생산 증가와 달러 강세 등으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 가까이 떨어진 것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압박과 인수합병에 따른 부담으로 막대한 규모의 감원을 실시하는 등 조직을 슬림화하면서도 수익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아직까지 핼리버튼에게 숙제로 남아 있다.
◆ 핼리버튼은 어떤 기업?
핼리버튼은 석유시추 및 유정관리 등 석유회사 지원 서비스 분야에서 북미 최대이자 세계 2위 그룹이다. 통상적으로 '에너지기업'으로 불리지만 셰브론이나 엑손모빌처럼 에너지 자원을 직접 생산·판매하지는 않으며, 산유시설 서비스와 같은 인프라 부분을 주로 맡는다.
원유와 가스 시추 개발 및 생산에 대한 통합적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핼리버튼은 1926년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발자국을 뗐다. 당시 핼리버튼은 미얀마에 있는 5개 시멘트 부문을 매각하면서 동반구에 처음 진출했으며, 1946년에는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페루, 중동으로 확장하면서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ARAMCO : Arabian American Oil Company)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어 1951년에는 핼리버튼 이탈리아 지점을 열면서 유럽 시장으로까지 확장했으며, 1958년에는 핼리버튼 독일지사가 아르헨티나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1984년에는 중국 밖에서는 처음으로 유정 완료 시설을 제공했고, 1986년에는 중국 본토에 유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미국 기업이 됐다.
이처럼 전세계로 사업 범위를 확장한 결과 핼리버튼은 현재 원유 및 가스 시추 솔루션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폭넓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됐다.
핼리버튼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선거에 출마했던 딕 체니 부통령과의 정경유착 파문으로 유명한 회사이기도 하다. 딕 체니 부통령은 부시 행정부에 합류하기 전인 1995~2000년 5년간 핼리버튼에서 최고경영자(CEO)로 근무했었다.
이후 핼리버튼의 자회사인 켈로그브라운 앤드 루트(KBR)는 7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석유인프라 복구사업을 맡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 국방부에 이라크 사업에 대한 비용을 과다 청구했다는 의혹을 낳았다.
유엔이 구성한 국제자문감독이사회(IAMB)는 미 국방부 등 미 행정부와 민간 회계감사회사들의 보고서를 토대로 핼리버튼이 청구한 금액 중 2억800만달러를 이라크 정부에 환급할 것을 요구했다.
◆ 뉴스 & 루머
핼리버튼의 베이커휴즈 인수합병(M&A)은 명암이 교차하는 이슈다. 핼리버튼은 베이커휴즈를 인수함으로써 세계 2위 유전서비스 업체 자리를 굳혔다.
이글자산운용 에드 카워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핼리버튼은 이번 합병으로 인해 굉장히 강한 회사가 될 것"이라며 "베이커는 훌륭한 상품을 갖추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익스포저도 높기 때문에 핼리버튼은 자사의 내수 사업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사법 당국은 양사의 합병으로 업계 독점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핼리버튼에 리스크 요인이다. 만약 정부가 합병 계약을 무산시킬 경우 핼리버튼은 베이커휴즈에 35억달러의 파산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유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감소 역시 핼리버튼이 마주한 난관이다.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이란의 원유 공급이 증가하고 다른 산유국들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서 현재 유가는 30달러선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핼리버튼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자 석유 시추 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손실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핼리버튼은 지난 1분기에 해고, 자산 탕감 등으로 지출이 12억달러에 이르면서 순손실이 6억4300만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핼리버튼은 지난달에 베이커휴즈와 더불어 2만7000명의 인원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것보다 1만3500명 많은 규모다.
핼리버튼은 당초 인력의 8%를 줄일 계획이었으나 결과적으로 16%를 줄였고, 베이커휴즈 역시 본부 직원의 10%를 감축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감축 규모는 21%에 이르렀다.
모간스탠리는 지금의 에너지 업계 침체가 과거 1980년대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르틴 라츠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원유 생산을 계속하고 리비아와 이란이 석유 생산을 정상화한다면 원유 가격은 향후 3년 간 60달러를 밑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월가 UP & DOWN
월가 투자은행(IB)들은 핼리버튼에 대해 낙관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마켓워치가 37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핼리버튼의 평균 목표주가는 52.94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26일 종가 34.43달러보다 약 54% 높은 수준이다.
평균 투자의견은 '비중확대'로 나타났으며, '매수' 의견을 내놓은 기관이 23곳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중확대' 의견은 4곳이었으며 '유지' 의견은 3개월째 9곳으로 나타났다. '비중축소'를 내놓은 기관은 1곳에 그쳤고 '매도' 의견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제프리그룹은 핼리버튼의 목표주가를 기존의 54달러에서 60달러로 상향했으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씨티그룹은 종전의 52달러에서 55달러로 목표주가를 올렸으며, 투자의견 역시 '매수'로 발표했다.
글로벌 헌터증권은 핼리버튼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분할매수(accumulate)'로 높였으며, 아르구스(Argus)는 목표 주가를 50달러에서 55달러로 올렸다.
최근 1년간 핼리버튼 주가 추이 <출처=마켓워치>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