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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낙하' 브라질 헤알화, 통화위기 신호탄?

기사입력 : 2015년09월25일 09:36

최종수정 : 2015년09월25일 09:56

G2부담+상품약세+펀더멘털 부진 등 악재 끝없어

[편집자] 이 기사는 9월24일 오후 3시 46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4일 중앙은행 개입으로 환율이 폭락한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찍으며 자유낙하를 지속하는 가운데, 잠시 주춤하던 신흥국 통화위기 불안감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3일 브라질 외환시장에서 달러/헤알 환율은 미국 달러화 대비 2.28% 오른 달러당 4.146헤알에 마감됐다. 브라질이 현 환율 체제를 도입한 지난 1994년 이후 헤알화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하루 전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4헤알을 넘어섰던 환율은 이날 낙폭을 더했으며, 헤알화 가치는 올 들어서만 56%  추락했다. 최근 1년 기준으로는 낙폭이 72.25%를 기록 중이다.

통화 위기설이 나돌면서 24일에는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가 헤알화 약세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때문에 달러/헤알 환율은 3.9헤알 수준까지 고점대비 7% 넘게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강화됐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헤알화 위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 브라질 헤알 추락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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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헤알 1년 추이 <출처=CNBC차트>
헤알화 급락세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정국 불안에 있다. 두 번째 임기를 맡은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현재 탄핵 위기를 맞고 있으며, 남미권 최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의 부패 논란이 들끓는가 하면 최근에는 재정정책 비관론까지 고조되고 있다.

이달 초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브라질 재정악화를 지목하며 국가신용등급을 종전의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강등했는데, 이에 브라질 정부가 650억헤알 규모의 재정 확충 대안을 내놓았지만 반발 여론만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경기 악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 인상 임박설, 상품가격 약세 등 대외 변수들도 모두 하나같이 헤알화를 짓누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번드 버그 전략가는 "헤알이 자유낙하 국면으로 접어들자 투자자들 대다수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헤알 매도에 나서고 있다"며 패닉 매도세에 변동성까지 치솟아 평가절하 내리막이 더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라질 중앙은해잉 외환 스왑계약과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입찰을 통해 개입에 나섰지만 패닉 매도세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 브루노 로바이는 "시장은 지금 유동성이 문제가 아니라 펀더멘털이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외환전략대표 윈 틴은 "현 시점에서는 웬만한 호재로는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어렵다"며 "브라질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 헤알화 바닥은? "10% 추가 하락 가능"

부진한 브라질의 펀더멘털 상황은 헤알 약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달 브라질 중앙은행이 100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서 올해와 내년 브라질 경제 성장률은 각각 마이너스 2.26%와 마이너스 0.4%로 하향 조정됐다. 올해 성장률 전망의 경우 동 조사에서 7번 연속 하향 조정이 됐다.

같은 조사에서 올해와 내년 연말 헤알 환율은 3.50헤알과 3.60헤알로 전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상품 약세와 중국 수요 둔화를 이유로 브라질 경제가 올해 2.8%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6월 전망치 2% 위축 전망에서 역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헤알화 환율을 3개월 내 4.25헤알, 12개월 내 4.5헤알 정도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치를 내놓았다.

BK자산운용 외환전략담당 보리스 스클로스버그는 "헤알화 가치 하락세는 실로 놀라운 수준"이라며 헤알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예상치를 내놓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틴은 "매도세가 지나쳤다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브라질 경제가 개선되기 전까지 헤알 가치가 10% 정도 더 떨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서스키하나 파생전략대표 스테이시 길버트는 옵션 시장 역시 내년 3월까지 브라질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신흥통화 약세, 당분간 끝날 조짐 없어

<출처=구글>
최근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신흥국 통화는 브라질 헤알 뿐만이 아니다.

작년 말 대비 가치가 23.1% 떨어진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지난 1998년 1월에 기록한 4.7700 링깃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달러 대비 환율이 14,552 루피아로 1998년 7월 중순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반등세를 보이기 어렵고,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이어져 신흥국 통화들이 약세를 멈추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씨티그룹의 윌렘 뷔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 둔화로 글로벌 침체까지 초래될 수 있다면서, 이미 신흥국 통화는 중국발 악재에 반응해 말레이시아 링깃과 터키 리라가 8% 안팎의 낙폭을 보였으며 헤알은 14%나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연준의 금리 동결에 따른 신흥국 통화 영향을 분석한 자료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일시적 타격은 면했지만 불확실성 차원에서는 오히려 변동성 확대 여지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JP모간과 모간스탠리도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 예측이 어려워져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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