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에 견줄 만한 승차감…男매력에 정숙성 돋보여, 북미 2016 올해의 차 후보 선정
[뉴스핌=김기락 기자] 최근 출시되는 현대·기아차의 특징은 ‘정숙성’으로 모아진다. 기아자동차의 올뉴 쏘렌토는 SUV에 정숙성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기아차의 최상위 모델인 K9에 견줄 만큼, 정숙성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시승한 올뉴 쏘렌토는 기존 쏘렌토와 격을 달리하는 모델이었다. 디젤 엔진이니까 좀 시끄럽고, 덜 고급스러울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디젤 모델이어서 소음·진동 등 감성 품질을 대폭 향상시켰다. 거칠어야 할 디젤 느낌이 부드러워진 것이다.
시승차는 올뉴 쏘렌토 R2.2 디젤 4WD 스페셜로, 쏘렌토 라인업 가운데 최고 사양이다. 2.0 모델이 주력이지만, 200cc 더 높은 시승차는 달리는 맛 자체가 달랐다.
시승차의 최고출력은 202마력/3800rpm, 최대토크는 45kg·m/1750~2750rpm이다. 엔진 힘이 센 만큼, 가속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가속이 쉽게 붙는다. 특히 디젤 엔진 특유의 거친 소리가 다양한 흡차음재를 통해 걸려져 조용한 실내 환경을 유지했다.
더욱 놀란 점은 승차감이다. 강남에서 영동대교를 건너 강변북로에 진입하자 묵직하고 안정적이다. 마치 K9을 운전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겉모습은 SUV지만, 주행 감각은 세단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SUV의 안정감에 고급 세단의 묵직함을 더한 것 같다.
또 올뉴 쏘렌토는 급회전 및 급제동 시 K9 보다 우수한 안정감을 나타냈다. 4륜구동이 주는 만족감이 매우 크다. 큰 덩치에도 불구, 불안한 기색이 없었다. 기아차가 올뉴 쏘렌토 광고에서 남성을 부각시키는 이유에 수긍갈 만하다. 기아차의 최고급 SUV로 불러도 전혀 손색 없겠다.
올뉴 쏘렌토는 북미 2016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사진 = 기아차> |
다만, 주행모드를 노말과 스포츠, 에코 3가지로 변경할 수 있는 통합제어 시스템은 보다 과감하게 개선하는 게 낫겠다. 에코 모드에서 정속 주행을 하면 평균 연비 20km/ℓ에 달할 정도로 경제성이 높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차별성이 크지 않아서다.
이점은 현대·기아차 최신 차종에 공통된 부분이기도 하다. 스포츠 모드는 더 스포티하게 세팅할 필요가 있다. 정통 SUV에 강점을 지닌 기아차가 먼저 시도한다면 쏘렌토의 남성적인 매력을 더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올뉴 쏘렌토 복합 공인 연비는 11.6km/ℓ이다. 시승을 마치고 실제 평균 연비는 13km/ℓ로 나왔다. 도심 주행에서 약 12km/ℓ, 고속도로에서 약 14km/ℓ를 어렵지 않게 낼 수 있었다.
동승한 후배 기자에게 “이 차가 얼마쯤 될 것 같냐”고 묻자, 4000만원대라고 답했다. 올뉴 쏘렌토 판매 가격표를 보니 3303만원에 4륜구동 206만원을 더해 3509만원으로 나왔다. 2.0 노블레스(3092만원) 정도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뉴 쏘렌토는 올들어 8월까지 5만1509대 판매, 기아차 가운데 모닝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팔렸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계약하면 최소 한 달씩 기다려야 한다. 성수기인 6~8월에는 두 달 이상 출고가 밀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북미 ‘2016 올해의 차’ 후보에 오르며 우수성을 입증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