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보다 주식 투자 매력 높아
자산운용역들은 저유가와 초저금리 영향을 고려할 경우, 채권보다 주식 투자 매력이 높다고 조언했다. 부진한 물가상승률과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인상을 미룬 연방준비제도의 결정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
월가 투자전문지 배런스 최신호는 시장조사기관 베타리서치와 실시한 빅머니폴(Big Money Poll)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5%가 내년 6월까지 주가 강세를 전망했다고 17일 전했다. 조사 대상은 공적연금펀드와 대형 기관투자자, 소형 투자회사의 자산운용역 138명이다.
이번 결과는 올 초 실시한 조사 때 강세론자 비중 45%에서 증가한 수치로 낙관론자들이 우세한 분위기임을 알 ㅅ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가가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 대비 각각 17.2배, 15.7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 부진 원인으로 꼽히는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0%가 동의했다. 반면 16%는 주가가 과소평가 되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브릿지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테드 브릿지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주가 조정은 좋은 회사를 장기적으로 보유하기 위해 자산을 뭍어 둘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내년 6월 주가 전망에 대한 응답자 평균치는 각각 다우존스산업지수가 현 수준 대비 4.4% 오른 1만7965포인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6% 오른 2147로 제시됐다.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7% 상승이 예상됐다.
아이다호공무원연금(PERSI)의 로버트 메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주가가 다소 고평가됐지만 대단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하며 올 평균 9% 수익을 전망했다. 실질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각각 2%, 3% 그리고 배당금과 자사주매입이 각각 2%씩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 주식 투자 매력 채권 앞서… 미국증시 주목
미국 긴축 불확실성과 세계 경기둔화 우려에도 매니저들은 주식 투자 매력을 높게 평가했다.
빅머니폴 주요국 증시 및 투자처별 전망 <출처=배런스> |
응답자 3분의 2는 가장 매력적 투자처로 주식을 꼽았다. 이들은 12개월 이후 주식이 현금과 원자재 등 다른 투자처 수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금과 원자재는 각 9%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증시가 향후 12개월 주요국 증시 수익률을 웃돌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반면 응답자의 60%는 중국 증시가 단기간 가장 최악의 성적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경기가 살아나며 기업이익이 수년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란 예측에서다.
응답자의 80%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향후 수년간 상승할 것으로 봤다. 그 중 52%는 1~5%를 ,44%는 6~10% 증가를 예상했다.
JAG캐피탈매니지먼트의 노만 콘리 CEO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 회복력과 저유가가 소비자 지출에 미치는 영향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지난 반 년간 채권이 주식을 앞섰지만 이제 주식이 채권을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웰스파고어드바이저스의 스테판 드렉슬러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시장 방향감 상실의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6월 다우와 S&P가 각각 1만8500포인트, 2175포인트 그리고 나스닥이 5400포인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채권 투자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채권 투자 위험을 높게 평가했으며 38%는 향후 12개월간 채권 수익률이 가장 나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 중에서도 미국 외 채권이 가장 부진하며 미 국채와 미 회사채가 뒤를 이을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자산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3%가 부동산을 선호했으며 원자재는 35%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최근 상승세를 보였던 금 선호도는 낮았으며 내년 6월 온스당 1131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 미국경제 성장 탄탄 "연준 긴축 나서야"
대다수 매니저들은 미국 경제성장에 대해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빅머니폴 미국 경제 성장 전망 <출처=배런스> |
응답자의 70%는 미국 국내총생산(GDP)가 12개월간 연 2.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6%는 3%를 제시했다.
캐피탈매니지먼트의 마크 리브세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가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며 "강력한 소비지출에 힘입어 내년 4%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달리 세계 경제 전망은 다소 약화됐다. 세계 경제가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응답한 이는 조사대상의 44%로 집계됐다. 올 초 68%에서 24%포인트 가량 줄어든 수치다.
특히 최근 경기둔화 우려 주범인 중국이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설 수 있다는 데 80%가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은 각각 57%, 73%로 확인됐다.
AG비셋의 울프 린달 CEO는 "달러 강세 지속 시 신흥시장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자본 유출입 흐름이 바뀌고 달러화 표시 회사채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흥시장 등 세계 경기둔화와 미국 물가상승률 부진을 이유로 금리 동결을 선택한 연준에 대해서는 비판적 의견이 우세했다.
리브세이 매니저는 "미국 외 요인을 이유로 긴축 시점을 연기하면서 시장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JP모간펀드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은 금리인상의 부정적 효과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자넷 옐런 의장과 그 동료들이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등 지나치게 많은 외부 의견을 고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통화정책 정상화는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에 좋으며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는 주가 상승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 대다수는 오는 12월 또는 내년 1분기 금리인상을 점쳤다. 74%가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2.5%까지 오를 것으로 봤으며 응답자 절반은 채권 포트폴리오의 향후 12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 "지속된 혼란, 저가 매수 외 추가 약세 우려"
증시 조정과 경기 회복 가능성에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지만 계속된 금융시장 혼란에 추가 약세를 우려하는 매니저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16%는 증시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 초 조사결과보다 3배 늘어난 수준으로 지난 가을에서는 10%포인트 확대됐다. 이들은 다우와 S&P가 각각 12%, 11% 조정을 받을 것으로 봤다.
경기둔화와 침체 우려가 시장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3분의 1로 확인됐다. 또한 응답자 21%는 중국 경제과 증시 혼란을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했다.
루니미드캐피탈매니지먼트의 앤드류 왕 선임 부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내년에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신흥시장과 유럽, 중국 심지어 미국 경기까지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12개월간 구리와 원유, 농산품,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이 각 20~50%밀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