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제조산업 해외진출 강화에 나섰다. 이미 IT, 중공업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 제조업계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세계 무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공업과정보화부(工業和信息化部, 공신부)가 '제조업 해외진출 전략계획'을 준비중이며, 13.5규획(13차 5개년경제계획, 2016~2020년)에서 첨단 제조산업 수출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다음주에 있을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13.5계획의 집중적으로 논의되면서, 첨단 제조업 해외진출 계획도 수립될 전망이다.
중국은 '중국제조2025(2025년까지 제조강국 건설)', '인더스트리4.0','스마트 제조' 등 슬로건을 내걸고 노동집약형 제조업에서 벗어나 기술집약형 첨단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제조업 수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집적했다는 중국의 자신감을 시사한다. 고속철과 원자력 발전 분야는 해외 시장에서 일본 등 선진국을 제치고 굵직한 사업 프로젝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해외진출의 선봉 역할은 '중장비' 산업 분야가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말하는 중장비는 중국어로는 ′중대장비(重大裝備)′로 토목공사에 국한된 중장비를 넘어 원자력발전·인프라 건설·해양플랜트 등 차세대 산업 발전의 기초가 되는 대형 장비를 모두 가리킨다.
공신부는 중국제조2025 계획을 발표할 당시 첨단 장비 제조업의 수출 촉진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공신부와 국가개발은행은 30여개 중점 사업 프로젝트를 정하고, 은행과 함께 첨단 장비 수출을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광대증권은 선박·고속철·원자력 발전·건설·특고압 전력망·4G 네트워크 등 분야의 기술력이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향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장비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기계장비 분야에서 중국의 전력장비 생산량은 전세계 생산 총량의 61%에 달한다. 전세계 조선업에서 중국의 비중은 41%를 차지한다. 공작기계의 비중은 38%다. 고속철 건설 거리는 1만 6000km이고, 1만km를 더 건설하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도를 보유한 나라가 된다.
이 같은 첨단 제조업 수출 강화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중국 경제와 산업 구조 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선 값싼 인건비에 기댄 노동집약형 제조상품 수출의 무역구조가 산업과 자본 수출로의 전환이 촉진된다.
보스턴컨설팅(BCG)에 따르면, 전세계 25대 수출국 가운데 미국을 기준지수인 100으로 설정하면 중국의 제조원가지수는 96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제조기업이 상품을 만들때 1달러의 원가가 든다면, 중국은 0.96달러가 든다는 의미다.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상품 제조 원가가 거의 비슷하다는 의미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노동인구 감소로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현재와 같은 무역 구조에서는 수출 채산성이 갈수록 낮아질 수 밖에 없다.
2012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노동인구가 3년 연속 감소하고 있고, 원유·철광석 등 자원의 대외의존도는 이미 50%를 넘어섰다. 원자재 수입량 증가와 가격 상승, 저가 노동력을 통한 성장 추구가 어려워지면서 세계 시장에서 중국 제조업의 영향력 확대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중국이 중장비 등 첨단 제조업의 수출과 해외 시장 진출을 장려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고속철과 원자력 발전 수출은 중국 중요 국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추진에도 중요하다.
중앙아시아와 유럽 일대를 연결하는 일대일로 정책에 있어 철도 교통망 건설은 핵심 프로젝트나 다름 없다.
중국은 첨단 제조산업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금융지원 제도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 예산만으로는 방대한 규모의 첨단 산업 해외 진출 지원이 힘들기 때문에, 다양한 제도를 통한 산업금융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비교적 구조한 단순한 중국의 금융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공신부 관계자는 "우리는 앞으로 금융기구의 서비스 혁신을 추진할 것이다. 국내를 넘어 전세계 서비스 네트워크와 기업 지원 금융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