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1~9월 판매대수 두자리숫 감소
[뉴스핌=이승환 기자] 세계 최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계 기업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반일정서 등 영향으로 지난 2012년 이후 미국, 독일, 한국 등에 밀렸던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 일본계 자동차의 공격적인 영업과 판매 회복이 진행되는 동안 현대, 기아 등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내 영업은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제일재경은 "일본계 자동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22%로 외국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 2009년 독일계 자동차에 추월당하며 9%대까지 하락했던 점유율을 지난 몇 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상태"라고 28일 전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침체국면이 지속된 지난 1~9월 혼다의 중국 합작회사인 광저우(廣州)-혼다의 완성차 누적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40.3% 증가한 42만대를 기록했다. 광저우-혼다는 올해 판매목표를 55만대에서 60만대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일본계 자동차회사의 공세에 밀려 지난 1~9월 베이징-현대와 둥펑웨다-기아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0.8%, 12.7% 감소했다.
광저우-혼다는 지난 10일 준공된 제3공장의 생산라인을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의 추진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35억위안이 투입된 제3공장이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가면 광저우-혼다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6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시에 광저우-혼다는 올초 독립적인 완성차 제작 능력을 갖춘 자동차R&D 센터를 출범,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쥔 광저우자동차-혼다 집행부총리는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새로 건설된 생산라인을 통해 독일계, 미국계 기업들과 점유율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의 또 다른 중국 합작 법인인 둥펑(東風)-혼다도 신차효과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둥펑-혼다의 지난 9월 완성차 판매량은 3만7426대로 9월 판매량 기준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광저우-혼다와 둥펑-혼다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지난 1~9월 혼다의 중국 내 완성차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4.1% 증가한 69만4800대로 집계됐다.
판매량 기준 중국 내 일본계 자동차 기업 선두주자인 닛산의 완성차 판매량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월 닛산의 중국 판매량은 85만9000대로 전년 동기대비 1.8% 늘었다. 이중 닛산의 중국합작 법인인 둥펑(東)-닛산의 완성차 누적판매량은 69만2000대로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둥펑-닛산의 올해 중국시장 완성차 판매량이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둥펑-닛산은 지난 2012년 이후 연간 목표 판매량으로 100만대를 제시해왔으나 한번도 달성하지 못했다.
둥펑-닛산은 올들어 중국 내 판매전략을 다원화하며 중국 시장 점유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NBA와 협력계약을 체결하고,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진출하는 등 이미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하오 둥펑닛산 영업본부 부본부장은 최근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판매 속도에 신차효과가 더해지면 올해 둥펑닛산의 목표인 완성차 100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계 자동차기업들의 강세 비결로 꾸준한 신차 출시를 꼽았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공략해 반일감정 등 중국 시장 내 약점을 극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9월 광저우-혼다와 둥펑-혼다는 올뉴시티, CR-V 2015년형 등 4종의 신차를 출시했다. 혼다는 올 4분기 그라이츠, 엘리시온 신모델, 크라이더 신모델 등 3개의 신차를 출시한다. 내년에는 새로운 대형 SUV라인과 중국산 아큐라 신모델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닛산도 신차효과를 통해 침체된 자동차 시장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한달 둥펑-닛산은 캐시카이, 뉴 블루버드 등 2개의 신차를 새롭게 출시했다. 지난 8월 출시된 무라노 신모델을 포함하면 3개월 새 3종의 신차를 공개한 셈이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