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통화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 위기 후 최고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주요국 통화의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치솟았다.
채권시장의 유동성 리스크 경고가 꼬리를 무는 가운데 외환시장이 경색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동성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이 대응하기 힘든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외환 트레이더들의 얘기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상황은 호주 달러화와 스웨덴 크로나화, 스위스 프랑화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외환시장 거래 규모의 19%를 차지하는 이들 5개 통화를 필두로 주요 통화의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유동성이다. 하루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포지션을 자유자재로 변경했던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은 유동성 위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정 통화나 환율에 대한 마켓타이밍을 찾는 데 골몰하는가 하면 일부 통화에 대한 거래를 기피하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 혼란스러운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유동성 경색은 이머징마켓 통화뿐 아니라 선진 10개국 통화까지 포함해 금융위기 이후 목격하지 못했던 수위로 발생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매크로 커런시 그룹의 마크 파링턴 매니징 파트너는 “유동성 부족 현상이 극심한 지경”이라며 “리먼 파산 당시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안드레아 코닉 외환 헤드 역시 “유동성이 급격하게 줄어든 가운데 외환시장이 지극히 변덕스럽고 혼란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갈수록 벌어지는 한편 거래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감독 당국이 은행권의 시장조성을 규제한 데 따라 유동성 경색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 탈동조화 움직임 역시 외환시장의 유동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JP모간의 존 노맨드 외환 헤드는 “주요 통화의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2013년 중반 이른바 테이퍼 발작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벌어졌다”며 “외환 트레이딩이 무척 어려운 여건”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