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1937년 여름 베이징 근교 노구교사건이 도화선이 돼 중일전쟁이 터지고 베이징을 장악한 일본은 상하이를 접수한 뒤, 10여일만에 중화민국의 수도인 난징 성루에 일장기를 꽂는다. 영화 '난징난징(南京南京)'은 1937년 12월 약 6주간에 걸쳐 일본이 자행한 약 30만명의 대학살을 소재로 소름끼치는 인간 만행을 그린 영화다.
당시 집권당인 국민당 정부 장개석 총통은 수도 방위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난징을 탈출한다. 난징 대학살은 망명정부 백성 처지인 난징주민에게 피할수 없는 숙명이 돼버렸고 7대왕조의 역사적 고도 난징은 삽시간에 유혈이 낭자한 공포의 시로 변한다.
약탈 방화 생매장과 일본도로 목베기놀이, 불태워죽이기 황산에 담가 죽이기, 윤간 독가스살포 기관총 창검살해 총살 아이를 창밖으로 내던져죽이는 장면, 여성음부에 대한 유린. 형언하기 힘든 일본군의 이런 만행에 대해 당시 나찌 조차도 ‘야수의 행각’이라며 혀를 내둘렀다니 그 잔혹함이 어떠했을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영화가 보여주는 당시 일본인 병사들은 인간성이 상실된 기계이며 정교하게 설계된 살인병기와 크게 다를 바 없다.
20세기 동아시아 최대의 전쟁범죄라고 하는 난징대도살(남경대학살)은 전쟁의 광기와 인간의 악마적 근성을 가해자 일본 참전병사 가토카와의 눈을 통해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다소 양심적 지식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이 일본인 병사 가토카와는 참혹한 전쟁의 실상을 겪은 뒤 끝내 자살로서 생을 마감한다. 당시 중국사회 일각에서는 이 영화가 일본인을 너무 인도주의적으로 미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런 가토카와라는 캐릭터가 일왕을 비롯한 핵심 전범들과 전쟁에 강제 징용된 일반 일본인들을 구분지으려는 정칙적 목적성을 띤 설정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쟁을 도발한 군국주의자들과 무관한 많은 일본인들로 하여금 난징대학살의 역사를 직시하고 회개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얘기다.
영화전반부에서 동상이 철거되는 모습은 국민당 정권의 쇠퇴와 패망을 암시하는 듯하다. 당시 이미 중국 국토의 상당 부분은 일본과 외세의 영향권 아래 떨어졌고 사람들은 망국의 백성신세로 전락했다. 영화속 어린 중국인 민병과 터진 누비옷을 걸친 사내, 대다수 중국인들의 표정은 무겁고 짙은 공포에 사로잡힌 모습이다.
희뿌연 포연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불안한 남경 주민들의 운명인 셈이다. 난징시내 한 건물에는 서구열강에 의해 갈기갈기 찟긴 중국의 국토를 상징하듯 나찌 표식과 미국 성조기가 내걸려있다. 영화속에서 일본인 병사가 성조기를 짓밟은 행위는 난징이 완전히 일본 제국주의 수중에 떨어졌음을 말해준다. 영화에는 1938년 2월 서방국 외국인이 난징 재난구에서 철수하는 장면이 비춰진다.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인 1997년 출간된 ‘난징의 강간’에서도 중국계 미국인인 저자 아이리스 장은 취재와 증언을 통해 난징대학살 당시 일본군의 끔찍한 만행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난징의 강간에는 100세가 다되가는 일본인 전쟁참전자들의 증언이 주목을 끈다. 이들은 하나같이 부정과 왜곡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재밌는 것은 그들 조차도 ‘그 같은 전쟁이 절대 일어나선 안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20대초반에 참전했다면 이미 80~90년전의 일이지만 난징학살은 그들 자신에게도 소름끼치는 공포로 남아있는 것 같다.
난징대학살에 대한 일본사회 주류 입장은 난징학살이 허구라고 하는 전면 부인파부터 부분 인정파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부분인정을 하는 쪽에서 조차 난징 대학살이라는 과거사 사죄와 반성에는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얼마전 MBC의 난징대학살 다큐에 나오는 한 일본인 잡지언론인의 다음과 같은 증언이 주목을 끈다.
“잔인한 일을 저질렀다. 하지만 여성 특정부위를 도려내는 것은 일본인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다. 어느 민족이나 그렇다. 나치도 미군도 다 그렇게 했다.” 모두가 범죄자면 아무도 범죄자가 아니라는 궤변이다. 인류의 야만성을 일반화함으로써 난징대학살을 정당화하겠다는 심산인듯한데, 무서운 것은 일본의 현 집권 세력 최고지도부 또한 이와 똑같은 의식 상태라는 점이다.
난징난징이 제작 방영된 2009년은 조어도(센카쿠열도) 분쟁이 터지기 전이지만 양국간 영토대립은 이미 2008년말 중국어선의 조어도해역 진입으로 표면화했다. 때는 중국이 눈부신 경제발전과 함께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세계만방에 중국굴기의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한 때였다.
반면 동북아 일원인 일본은 과거사 왜곡으로 지역갈등을 증폭시켰다. 때맞춰 제작 방영된 영화 ‘난징난징’은 회개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중국의 엄중한 경고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이후 전세계에 난징대학살과 일본의 잔혹상을 알리며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고 나섰다. 영화 난징난징에 대한 기록은 마침내 2015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영화 난징난징은 이런 결실을 맺는데 적지않은 밑거름이 됐을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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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美 50억달러 연구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정·장비 연구개발(R&D) 시설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에 나선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미국에 구축한 연구거점에 나란히 참여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공정, 패키징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서 총 50억 달러 규모의 'EPIC(Equipment and Process Innovation and Commercialization) 센터'를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EPIC 센터는 반도체 재료와 제조 장비, 공정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연구시설이다. 약 5만5700㎡ 규모의 건물에 1만6200㎡에 달하는 첨단 클린룸을 갖췄다. 투자액 50억 달러는 고객사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 단계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EPIC 센터 [사진=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TSMC, 인텔, 마이크론과 함께 EPIC 센터의 창립 파트너로 참여한다. 브로드컴과 아드반테스트, 키옥시아 등 장비·반도체 기업과 스탠퍼드대, UC버클리 등 연구기관도 협력에 나선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엔지니어를 현지에 투입해 어플라이드 연구진과 차세대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개별 기업의 기술 로드맵에 맞춰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협력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뿐 아니라 첨단 로직 반도체와 패키징까지 협력 범위를 넓힌다. 차세대 미세공정 구현에 필요한 신소재와 패터닝, 식각, 증착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개발 초기부터 실제 양산을 고려한 공정 최적화에 나선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첨단 로직,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컴퓨팅 기술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EPIC을 통해 혁신 기술의 개발부터 실제 적용까지 전 과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과 D램, 낸드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특히 새로운 반도체 소재와 공정 통합, 3차원(3D) 첨단 패키징 기술을 어플라이드와 공동 연구해 차세대 HBM의 성능과 생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AI 컴퓨팅의 핵심 과제는 갈수록 강력해지는 프로세서에 데이터를 충분히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어플라이드와 협력해 HBM, D램, 낸드 전반의 주요 기술 전환점에 대응하고 메모리 혁신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PIC 센터의 핵심은 기존에 분리돼 있던 소재 연구와 장비 개발, 공정 검증을 하나의 시설에서 병행하는 데 있다. 반도체 제조사가 개발 초기부터 참여해 양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이고 수율 확보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CEO는 "AI 인프라 확대에 따라 반도체 제조 기술의 복잡성이 전례 없이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해 신기술 개발부터 대량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장비와 공정 기술을 조기에 검증하고, AI 메모리 시장의 기술 경쟁에 대응할 계획이다.
syu@newspim.com
2026-10-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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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18일 한강공원서 개최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한강에서 청년 음악가들의 다채로운 공연과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DAY OFF SEOUL' 포스터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하는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 DAY OFF SEOUL'이 오는 18일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열린다. 행사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모든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된다.
올해 축제는 '한강 위에서 하루를 통째로 쉬어가는 청년 문화 축제'를 주제로 마련된다. 음악과 피크닉, 한강, 가을을 결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시민 참여와 청년 예술가 발굴을 함께 꾀한다. 청년 예술가에게는 시민과 만나는 무대를, 시민에게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축제의 중심은 청년 음악가들의 버스킹 무대다.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히든스테이지' 톱10 가운데 김은찬밴드, 신직선, 윤태경, 윤준, 채수빈, 심각한 개구리, 채비(Che!vee), 혼즈(Hon'z) 등 8팀이 참여해 각기 다른 장르와 개성을 담은 음악을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히든스테이지' 대상 심각한 개구리(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우수상 윤태경, 우수상 김은찬밴드.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특히 지난 7일 열린 '히든스테이지' 결선에서 대상을 받은 심각한 개구리를 비롯해 최우수상 윤태경, 우수상 김은찬밴드 등 수상자들도 이번 축제를 통해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경연 무대에서 실력을 겨룬 청년 음악가들이 이번에는 한강 야외 무대로 자리를 옮겨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예정이다.
청년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더해 특별 초청 무대도 마련된다.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컨템포러리 재즈밴드 '김루꾸밴드'와 국악·비보이·아크로바틱 등을 결합한 퍼포먼스팀 '라스트릿크루',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볼거리를 더한다.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부터 재즈와 퍼포먼스, 비트박스까지 서로 다른 장르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사진 위쪽부터 라스트릿크루, 김루꾸밴드,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시민도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참가 희망자는 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으며 개인 또는 팀 단위로 지원 가능하다. 신청자의 자기소개와 활동 경력, 희망 공연곡과 장르, 공연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참가자를 선정한다. 선정된 참가자는 '시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무대에 참여하게 된다. 청년 뮤지션의 공연과 함께 시민에게도 직접 무대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무대 밖에서는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에서는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 이미지를 향으로 구현해 시향한 뒤 원하는 향료를 더해 자신만의 맞춤 향수를 만들 수 있다. 여러 향을 직접 맡아보고 취향에 맞게 조합해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한강 포토 스테이션'에서는 축제 현장의 즐거운 순간을 간직할 수 있도록 즉석 사진 인화 부스 '한강로 사진관'을 운영한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 축제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한강 포토 스테이션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음악과 한강의 풍경, 청춘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을 엽서에 적어 남기는 참여형 아카이브 프로그램 '한강 사운드 엽서'도 준비된다. 공연 관람에 더해 향수 제작과 사진, 엽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최 측은 "청년 음악가들이 시민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시민들도 공연과 체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가을 한강에서 음악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특별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taeyi427@newspim.com
2026-10-13 06: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