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절대적으로 중요한 변수될 것"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DB대우증권 본사의 모습. <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박민선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 KDB대우증권 매각이 본입찰 마감을 2시간여 앞두고 있다. 출사표를 던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압도적 1위 증권사를 목표로, KB금융지주는 비금융부문 확대를 꾀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왔던 초기 거론됐던 2조원 후반보다 실질 매수가가 낮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매수 주체간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IB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이날 낮 12시 KDB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의 패키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한다.
이번 입찰 매물은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증권 지분 43%(1억4048만1400주)와 산은자산운용 지분 100%(777만9000주)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적격인수후보는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으로 시장은 이들 매수 주체자들이 대우증권의 몸값으로 얼마를 써낼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인수 이후 시너지나 경영계획 등 다양한 요인이 고려 대상이 되겠지만 정부가 매각자인 만큼 가격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KB금융의 경우 이사회를 통한 의견 수렴을 통해 가격 범위를 정하겠지만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둘 다 오너 회사인 만큼 마지막에 숫자를 써내는 오너의 결정력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얼마를 책정하느냐가 관건인데 두 회사 모두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절대적 1위라는 타이틀을 얻는 만큼 한번쯤 베팅해볼 만한 게임"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의 장악력을 더욱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중심으로 미국, 홍콩, 중국 등에 진출해 있지만 대우증권의 해외 영업망을 활용한다면 한결 빠른 글로벌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현지법인 7개를 비롯해 지점, 사무소, 자문사 등 총 12개의 해외 현지거점을 확보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대우증권 인수시 2020년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이라는 목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2020년 안에 아시아 탑티어(Top Tier)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한국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성격상 비전을 제시하면 반드시 이루려고 하기 때문에 이번 대우증권 인수에 대해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투가 대우를 인수하지 못한다면 승자의 저주가 된다는 얘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최근 대우증권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매각 가격이 장부가를 하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인수 후보들의 의지를 감안한다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산은 관계자 역시 "주가라는 것이 1개월, 혹은 3개월 가중평균치 흐름을 보기 때문에 단기간의 주가 흐름만으로 가격을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대우증권의 장부 가격(1조85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어지게 돼 우리가 자문사를 통해 자체 평가한 가격의 레인지 내에서 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