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전략, 장기로 가진 않을 것"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위안화에 대한 베팅이 절하 쪽으로 쏠리면서 중국 당국이 개입에 나섰다. 역외에서 위안화를 대량으로 매집해 유동성을 줄여 단기조달 금리를 높임으로써 위안화 약세 베팅을 어렵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위안화 지폐<사진=블룸버그통신> |
1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달러화 대비 역외 위안화 환율은 6.5650위안으로 절상됐다. 위안화의 하루짜리 홍콩 은행 간 금리인 하이보(HIBOR:Hong Kong Interbank Offered Rates)는 전일 13.4%에서 66.815%로 급등했다. 이는 홍콩 국채시장협회가 금리 조사를 시작한 2013년 6월 이후 최고치다.
트레이더들은 중국 국영은행들이 역외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위안화를 매수하고 미 달러화를 팔았다고 전했다. 위안화 유동성이 줄면 위안화 조달비용이 비싸지는데 이는 위안화를 차입해 매도해야 하는 위안화 약세 베팅을 어렵게 한다.
최근 금융시장에선 중국이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을 지지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대폭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됐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지난주까지 8일 연속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고시하며 이 같은 예상에 힘을 보탰다.
투자은행(IB)들은 줄줄이 위안화의 추가 약세를 점치며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이처럼 한쪽으로 쏠리면서 중국 당국은 실질 개입에 앞서 구두개입에 나섰다. 한쥔 중국 중앙재경영도소조 부주임은 "위안화가 고삐 풀린 말처럼 (아래로) 움직일 것이란 것은 순전히 상상"이라며 "위안화 매도 베팅은 성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국의 실질·구두 개입으로 중국의 역내외 위안화 환율 차이는 지난 6일 0.1372위안에서 0.0091위안으로 대폭 줄었고 장중에는 등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수 트린 아시아 외환 전략 헤드는 "문제는 위안화에 대한 베팅이 절하 쪽으로 쏠려있다는 점"이라면서 "어떤 정책입안자도 이 같은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개입을 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중국 당국의 개입이 단기적으로 위안화 매도포지션에 압박을 가하면서 이번 주까지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 딜러는 "내일도 하이보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그렇다면 이것이 진정되는 데는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소재 한 아시아계 은행의 외환 트레이딩 헤드는 "여전히 스왑 스퀴즈 물량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것은 주로 역외 위안화 유동성 공급처 역할을 해오던 중국은행들을 통해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상하이커머셜뱅크의 라이언 람 리서치 헤드는 "인민은행의 역내외 금리차를 좁히려는 노력이 성공한 것으로 보여 홍콩에서의 차입비용 증가는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선 위기의 시작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