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배럴당 30달러 선이 위태로웠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완만하게 반등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날 2% 이상 떨어졌던 다우존스 지수가 이날 장중 300포인트 급등, 말 그대로 널뛰기를 연출하는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27.64포인트(1.41%) 상승한 1만6379.05에 마감했고, S&P500 지수 역시 31.55포인트(1.67%) 뛴 1921.83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88.94포인트(1.97%) 급등한 4615.00에 거래를 마쳤다.
강세장을 의미하는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유가 반등과 함께 에너지 관련 섹터가 강세를 보인 데 따라 지수가 랠리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유가 전망이 여전히 흐리지만 WTI가 배럴당 30달러 선에서 지지를 얻는 모습을 보이자 셰브런이 5% 가까이 급등했고, 엑손 모빌도 4% 이상 뛰었다.
하지만 에너지 섹터는 최근 12개월 사이 20% 이상 떨어진 상태다.
아트 호간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는 “에너지 섹터에 대한 상승 베팅이 고개를 들면서 이날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며 “증시 전반적으로 과매도 상태인 데다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 사이에서 경기부양에 무게를 둔 발언이 나오면서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준은행 총재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지속적으로 저점을 낮추는 유가 움직임이 걱정거리가 됐다고 밝히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이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불라드 총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지지한 셈이 됐고, 이 때문에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한편 주가가 더욱 상승 탄력을 받았다.
존 브릭스 RBS 전략가는 “단기물 국채 수익률을 움직인 것은 분명 불라드 총재”라고 말했다.
이날 국제 유가가 2% 이상 오르며 배럴당 31달러 선을 회복한 것이나 주가가 강하게 오른 것은 숏커버링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피터 카딜로 퍼스트 스탠더드 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 이외에 주식시장의 숏커버링이 이날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마이어 타워 브릿지 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유가가 적어도 단기적으로 바닥을 다지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주가에 상당한 호재”라고 말했다.
이 밖에 JP모간은 지난해 4분기 이익이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 가량 상승했고, 애플 역시 2% 이상 오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미국 12월 수입물가가 전월에 비해 1.2% 하락해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한편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고용 지표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7000건 증가한 28만4000건으로,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7만5000건을 웃돌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