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가 26일 왕바오안(王保安)국가통계국 국장에 대한 기율 위반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기율 위반 조사란 중국 사정당국이 부정 부패 비리조사를 완곡하게 표현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로써 왕 국장은 취임 9개월 만에 낙마 위기에 놓이게 됐다. 왕 국장은 지난해 4월 국가행정학원 상무부원장으로 취임한 마젠탕 전 국장을 대신해 중국 국가통계국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앞서 왕 국장은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세간의 논란이 됐던 경제성장률 통계 조작설에 대한 해명에 나서는가 하면 조지 소로스의 중국 경제 경착륙 전망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왕 국장은 기율위의 조사 착수 발표 3시간 전까지도 일부 언론들을 대상으로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바오안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 <사진=바이두> |
중국 주요 매체들은 중앙기율위가 국가통계국에 대한 반부패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왕 국장의 재정부 재임시절 비리 연루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텐센트 재경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앙기율위는 중앙순시조(감찰팀)를 국가통계국에 파견해 전면적인 부패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중국 부패권력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중앙기율위는 지난해 11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를 포함한 31개 금융기관, 감독기관에 대한 2015년 중앙순시조 제3차 활동에 돌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지표 조작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통계국이 지난 19일 발표한 중국의 2015년 GDP 성장률이 6.9%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성장률이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CNN머니는 26일(현지시간) “중앙기율위의 발표는 왕 국장이 이날 기자들을 상대로 중국 경제에 대해 브리핑을 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라며 “이로써 중국 경제 지표의 정확성에 대해 새로운 의문이 제기됐다” 지적했다.
1963년생인 왕 국장은 허난(河南)성 루산(魯山) 출신으로 중남재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1984년 공직을 시작한 왕 국장은 재정부에서 정책계획사(司), 종합사, 경제건설사 등을 두루 거치며 2012년 재정부 부부장에 올랐다.
신문에 따르면 왕 국장은 전형적인 학자형 관료로 중국 재정 및 세제 개혁의 주축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