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귀주모태 우량예 실적악화 주가 타격 우려
[뉴스핌=백진규 기자] 춘제(春節 설)를 앞두고 중국 백주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예상치를 밑도는 판매량과 영업이익으로 올해 매출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귀주마오타이(貴州茅臺), 우량예(五糧液) 등 고가브랜드 판매는 기대보다 저조하고, 중저가 브랜드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은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
◆ 춘제 특수가 무색한 중국 백주산업
2015년 회복세를 보이던 중국 백주업계가 다가오는 춘제 연휴를 앞두고 기대에 못미치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중국 대형마트 체인 수궈마트(蘇果超市)에 따르면, 국내 고가 백주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5% 증가했다. 얼핏 생각하면 안정적인 매출 증가로 보이지만, 작년 초반까지 저조했던 백주 매출을 생각하면 기대치를 한참 밑돈다는 평가다.
백주판매상들은 중국 증권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춘제효과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당분간 판촉행사를 추가진행 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예전엔 귀주마오타이(貴州茅臺, 600519.SH 귀주모태) 우량예(五糧液, 000858.SZ) 등 백주회사들이 춘절 시즌엔 공급가격을 인하했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아 자신들의 판매수익은 그대로라는 설명이었다.
예전엔 백주회사에서 춘제에 맞춰 백주가격을 할인해 내놓으면 판매상들이 1, 2월치 물량뿐 아니라 3월 물량까지 미리 구입하곤 했었다. 혹여나 백주 공급물량이 부족할까 하는 우려도 작용했다.
반면 중저가 백주 브랜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올해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매출이 늘어나도 회사 수익은 제자리걸음을 한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중저가 브랜드는 마진이 높지 않은데, 판매상들의 요청에 따라 가격을 인하해 춘절 특수를 노리다 보니 실상 수익증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3년간 불황을 겪다가 2015년 반짝 호황으로 명맥을 유지했던 중저가 백주 브랜드들의 경영난이 2016년에도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고가 브랜드 위주 시장재편 불가피, 온라인 판매 개선해야
매년 12월 백주회사들은 각 지역의 백주 공급상들과 함께 한해 매출을 정리하고 내년 영업 계획을 세우는 ‘판매상(대리점주)대회’를 개최한다.
고가브랜드 대표주자인 마오타이와 우량예는 작년 12월 판매상대회에서 2015년 한해 매출목표 조기 달성과 안정적인 성장을 자축하면서 2016년 매출목표를 높여 잡았었다. 2013년 시진핑지도부의 부패척결 운동과 함께 밑바닥까지 내려갔던 백주 기업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위안렌궈(袁仁国) 귀주마오타이그룹 회장도 이런 판매를 예상했었던 사람 중 하나다. 3년간의 어려웠던 시기를 보내면서도 가격인하와 판매망 증가로 뚝심있게 버텼고, 백주 해외진출을 통한 중국 문화의 세계화를 자신있게 외치기도 했었다.
때문에 2016년 춘제는 백주산업의 성공적 재기를 알리는 무대가 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백주산업의 진정한 부활은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백주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저조해지면서 판매상들이 인터넷에서 백주를 돌려 판매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체에 미리 상의하지 않고 가격을 인하해 인터넷에 올린 것. 이런 행위는 다시 백주 판매점의 매출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백주업계 전체의 불황을 초래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일부 온라인에서 가짜 백주를 싼 가격에 판매하면서 백주업체들의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시안지방의 명주라 불리는 시펑주(西鳳酒)의 경우, 판매상의 온라인 백주판매를 엄금하고 있다. 판매점에서 이를 어기면 바로 납품계약을 해지하기로 엄포를 놓은 것. 다른 백주업체들의 경우 회사에서 직접 온라인 판매를 관리하기로 했다.
판매상들은 백주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정책으로 인해 이제 공무원들도 고급 식당 출입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백주가격을 너무 높게 유지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회사가 철저히 품질관리(가짜 술 유통 저지)를 시행하면서 온라인으로 백주를 유통해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순옌위안(孫延元) 중국명주(名酒)평론잡지사 사장은 백주업계가 2015년에 반짝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으나, 아직 중국 백주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와인, 양주 시장이 확대되면서 백주 수요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순 사장은 “백주업계의 활력이 줄어들면서 결국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고가 브랜드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2~3년간 저가 백주 브랜드의 몰락과 인수합병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