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 결과 발표에 뉴욕증시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았다.
국제 유가 반등에 장중 상승 흐름을 탔던 주가는 연준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데 따라 급반전을 이뤘다.
2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22.77포인트(1.38%) 하락한 1만5944.46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20.68포인트(1.09%) 내린 1882.9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99.51포인트(2.18%) 급락한 4468.17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날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0.50%로 유지했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회의에 비해 인플레이션 및 글로벌 경제 성장률 둔화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내비쳤다는 점이다.
이와 동시에 연준은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당초 계획보다 더욱 점진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는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전반적인 성명서 내용이 비둘기파에 치우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가시지 않은 셈이다.
이날 주가 하락이 연준의 회의 결과에서 초래됐다는 데 투자자들은 입을 모았다. 크레이그 비숍 RBC 웰스 매니지먼트 채권 전략가는 “앞으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발언은 새롭거나 놀랄 일이 아니지만 회의 결과에 주식시장은 가파른 하락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리사 코프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 전략가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팽배한 가운데 연준이 금융시장과 거시경제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내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주가 하락의 보다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주요 외신과 투자가들은 연준의 경기 우려가 투자심리를 냉가시키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와 달리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뒀고, 여기서 ‘팔자’가 촉발됐다고 판단했다.
아트 호간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향방에 대해서는 비둘기파 색깔을 보였지만 이와 동시에 3월 금리인상 여지를 남겨뒀다”며 “통화정책 향방에 대해 투자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회의 결과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한 한편 달러화가 내림세를 보였고, 국채 수익률은 단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3% 가까이 오르며 배럴당 32.2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경제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미국 신규 주택 판매 건수가 연율 기준 54만4000건으로 전월에 비해 10.8% 급증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50만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종목별로는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애플이 6% 이상 폭락했고, 보잉 역시 9% 가까이 내려 앉으며 지수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바이오젠은 이익 호조에 기대 약세장 속에 5% 이상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