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8% 폭등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달러화가 7년래 최대 폭으로 떨어지면서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미국 국채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연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전무한 것으로 점치는 등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진정된 것도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83.12포인트(1.13%) 오른 1만6336.66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9.50포인트(0.50%) 상승한 1912.53을 나타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2.71포인트(0.28%) 떨어진 4504.24에 마감했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날 달러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1.7% 급락하며 96선까지 밀렸다.
서비스업 경기가 시장 전문가들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침체 경고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달러화 ‘팔자’가 봇물을 이뤘다.
이 때문에 미국 에너지 정보청이 발표한 지난주 원유 재고가 780만배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가가 8% 폭등했다.
달러화 하락이 기업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일정 부분 경감시킨 데다 유가 상승을 이끌어내면서 주가 상승의 선순환을 일으킨 셈이다.
존 캔들리 LFL 파이낸셜 전략가는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달러화를 끌어내렸고, 이는 유가와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며 “이날 주가 움직임은 달러화보다 유가에 편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주가 상승에 추세적인 의미를 두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펀더멘털보다 심리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의 반등이라는 평가다.
마이클 제임스 웨드부시 증권 트레이딩 이사는 “주가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시장 심리에 따라 휘둘리고 있다”며 “당분간 유가와 주가의 동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런 캐피탈의 애덤 새런 최고경영자 역시 “교과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증시는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이동하는 과도기”라며 “최근 주가 급락은 매수 기반이 약화된 데 따른 것이 아니라 매도 세력이 강화된 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실망스러웠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이 발표한 1월 서비스업 지수는 53.5를 기록해 시장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55.1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또 2013년 12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 경기도 후퇴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금리인상 기대감은 한풀 더 꺾였다. 국채 선물시장은 올해 말까지 연준이 단 한 차례도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고용 지표는 호조를 이뤘다. 1월 민간 고용은 20만5000건 증가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9만5000건을 웃돌았다.
하지만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0만건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실제 수치가 예상대로 부진할 경우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로는 캐터필러가 4% 급등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머크는 1% 이상 내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