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목표달성 멀었다…다양한 조치 쓸 것"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추가 경기부양 의지를 적극 밝히는 한편 최근 시장 불안의 중심에 선 은행권 위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15일(현지시각)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드라기 총재는 최근 금융시장 혼란이나 저유가 상황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저인플레이션 상황을 악화시킨다면 "주저 없이 추가 부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출처=AP/뉴시스> |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언급한 드라기 총재는 3월에 열릴 통화정책회의에서 저유가가 임금 등 물가에 미친 영향과 최근 시장 혼란이 금융권 대출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의 이번 발언은 물가 달성과 시장 안정이라는 과제와 관련해 ECB의 신뢰도가 점차 추락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3월15일부터 이틀간 열릴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G+이코노믹스의 레나 코밀레바 연구원은 최근 유로존 은행주 급락 상황 등을 고려하면 ECB가 물가달성과 유로존 금융권 안정이라는 두 차원에서 모두 "신뢰도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12월 ECB는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30%로 10bp 내리고 양적완화 채권매입 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하지만 완화 내용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1월에도 0.4%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수 개월 내로 제로수준 밑으로 떨어져 목표치인 2%에서 더욱 멀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날 드라기 총재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양책을 쓸 것인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조정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코밀레나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ECB가 3월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로 20bp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86%로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 상당수는 또 ECB가 현재 월 6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은행권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유로존 은행권이 소송이나 구조조정 비용 등에 관한 불확실성에서부터 부실대출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문제점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2012년 위기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몇 년에 걸쳐 은행권의 자본 상황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에 시장 충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