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기사가 컴퓨터에게 지다"
[뉴스핌= 이홍규 기자] 9일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패배한 것을 두고 주요 외신들은 "인류의 바둑 역사 속에 길이 남을 일대 사건"이라며 관심 있게 보도했다.
이날 영국 일간지 비지니스인사이더는 바둑 대결이 끝나자마자 "그동안 AI 프로그램이 인간을 이길 수 있었던 게임은 '체스(Chess)' 밖에 없었다. 인간은 바둑 게임에서 늘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압도했지만, 그날은 오늘까지였다"면서 "알파고의 승리는 인공지능 연구 분야의 이정표와 같은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블룸버그통신은 알파고의 승리가 "AI가 인간을 넘어서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첫 번째로 증명하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통신은 "2500년동안 인간이 축적해온 바둑이라는 분야에서 AI는 초인적인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고 전했다.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 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으로, 지난 1월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최초로 논문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소개에 따르면 알파고에는 일종의 '컴퓨터 신경망 기술'이 적용됐는데, 기존 바둑 소프트웨어와 달리 시범 게임 등 자기 경험을 통해 여러 경우의 수를 학습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블룸버그통신의 인터뷰에서 "다소 충격을 받았다. 내가 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이렇게 알파고가 완벽한 경기를 펼칠 줄은 예상도 못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AP통신은 "인간의 직관에 의존하는, 그리고 무한한 가지 수가 선택되는 바둑이, AI에 의해 도전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대국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중국 신화통신은 알파고의 승리 소식을 전하면서 "대국의 일부 전투 국면에서는 알파고가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전체 판세를 더 잘 읽었다"며 "특히 후반 하단 모서리에서 실수에 알파고가 날카로운 전투력을 통해 즉시 주도권을 회복했다"고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상세하게 평가하면서 관심있게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 언론 충격의 패배 타전"이라며 "알파고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기사 중 한 명인 이세돌을 꺾었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9단은 세계 최고의 기사 중 한 명"이라며 "두뇌게임에서 마지막까지 인간이 우위를 차지했던 바둑도 컴퓨터 프로그램에게 무릎을 꿇었다"고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영상>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