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홍보 효과..AI 기술 선도기업 입지 '굳건'
[뉴스핌=이수호 기자]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이 9일 오후 1시에 시작되는 가운데, 진정한 승자는 구글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전세계 이목이 이날 경기에 집중되면서 구글 브랜드에 대한 홍보 효과가 엄청난데다, 향후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 바둑 대결이 열린다.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10일(2국), 12일(3국), 13일(4국), 15일(5국) 매일 오후 1시에 열린다.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과적으로 최대 승자는 구글이라는 것이 IT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라는 양대 구도를 통해 AI 기술의 선두 기업은 구글이라는 것을 확실히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행사를 위해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찾는데다, 에릭 슈미트 회장까지 대국을 위해 방한하면서 전세계 취재진의 취재 경쟁도 한 껏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8일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일본과 중국, 독일 등에서 온 수십명의 외신기자들이 현장을 찾아 이날 경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사진 = 이형석 기자> |
국내 AI 개발업체 관계자는 "구글이 준비한 이벤트성 경기가 이제는 AI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구글을 꼽게 되는 계기가 됐다"라며 "구글의 홍보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지난 2014년 알파고를 인수하면서 약 4000억원의 거액을 지불했다. 하지만 이날부터 진행되는 이 9단과의 대국으로 인해 얻는 홍보효과는 이 금액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기술이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국을 생중계하는 곳도 역시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다. 전세계에서 경기를 중계하는 것 만으로도 큰 이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7년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와 IBM의 딥 블루가 체스 대국을 벌였을 당시, 이를 중계했던 IBM 사이트에는 전세계 106개국에서 400만명의 사용자가 7400만회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시대 초기였던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흥행 기록이다. 일일 접속회수만 놓고 보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기간 동안 올림픽 홈페이지 하루 접속자 수에 육박한다.
한편 이번 대국은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두 기사에게 각각 2시간의 제한 시간이 주어지며 그 이후에는 1분 초읽기 3회씩 주어진다. 각 대국 시간은 4~5시간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석은 영어와 한국어로 진행된다. 서양인으로 유일하게 프로 9단을 획득한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이 영어 해설을 담당한다. 한국어 해설은 세계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현 국가대표님 가독 유창혁 9단을 비롯, 김성룡 9단, 송태곤 9단, 이현욱 8단이 순차적으로 담당한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