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실질적 혜택이 관건…평가 엇갈려
[뉴스핌=김연순 기자] 삼성이 1년 후 최신폰으로 교체할 수 있는 '갤럭시클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면서, 기존 스마트폰 유통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통시장 변화의 가장 큰 변수는 갤럭시클럽을 통해 소비자의 실질적인 혜택과 선택권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년 마다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갤럭시클럽을 오는 11일 출시한다 .<사진=삼성전자> |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 구매 1년 후 새 스마트폰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자체 프로그램 '갤럭시클럽'을 도입한다. 가입비용은 월 7700원이다. 갤럭시S·S7 엣지를 24개월 할부로 구입한 뒤 갤럭시 클럽에 가입한 고객은 1년 이후 제품을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을 면제받고 갤럭시S7 후속 모델을 구입할 수 있다. 제품 구매, 가입비 등은 모두 삼성카드 24개월 할부로 운영된다.
다만 갤럭시클럽에 가입하려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계속 이용해야 한다. 또 5월31일까지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만 가입이 가능하다. 현재까진 가장 큰 스마트폰 유통채널인 이동통신사를 통한 가입은 불가능하다.
삼성의 갤럭시클럽 도입은 스마트폰 시장과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이통사들이 자체 기획한 중저가폰을 내놓으면서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프리미엄폰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새로운 판매 채널을 개척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즉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유통 채널을 넓히려는 시도다.
삼성의 갤럭시클럽 프로그램 도입은 기존 이통사와 중소유통점에 적잖은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프로그램이 확산되면 기존 통신사가 확보하고 있던 이용자의 이탈로 유통시장에서 제조사와 통신사 간 경쟁관계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 통신요금할인 가입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통사 영향력도 예전보다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다만 기존 유통 생태계의 변화는 갤럭시클럽의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 여부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교체 외에도 갤럭시클럽 가입시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방문시 우선 접수하고 액정수리시 비용의 50%를 연2회에 한해 할인해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실제 1년 후 새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는 얼리어답터 소비자들에겐 매력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클럽 도입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갤럭시클럽 도입은 소비자 효용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최신폰을 소비하는 기간과 방식에 관한 것과 관련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도 이날 갤럭시S7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클럽은 갤럭시 브랜드를 사랑하는 고객에게 무엇을 보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면서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이 대우를 받는구나는 것을 체감하도록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에선 기존 유통망을 뒤흔들 정도의 큰 반향을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애플 역시 지난해 9월 비슷한 프로그램을 내논 바 있는데 이와 비교해 크게 장점이 부각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에서 갤럭시클럽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삼성카드로만 할부금융을 제한한 것은 '반쪽짜리 혜택'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갤럽시클럽에 가입하면 출고가 84만원인 갤럭시S7(32기가바이트)을 가정할 때 매월 할부금 3만5000원에 가입비 7700원, 할부이자(5.9%)를 더해 4만5000원 정도를 부담하게 된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도 유사한 클럽을 가지고 있지만 카드사를 한정짓지 않고 할부금융을 이용해 조건만 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했다"면서 "연이율 5.9% 할부이자는 이통사 할부 이율과 다를게 없고, 카드사 한 곳으로 한정 분할상환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삼성 디지털프라자 뿐만 아니라 통신 3사 대리점을 통해서도 갤럭시 클럽 가입자를 모집하는 방안을 두고 통신사들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