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과감한 부양책을 내놓은 가운데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의 기대를 넘어선 통화정책 결정에 주가가 떨어진 것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닫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출처=AP/뉴시스> |
10일(현지시각) 스톡스 600 지수가 5.64포인트(1.66%) 하락한 333.50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 역시 224.94포인트(2.31%) 폭락한 9498.15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가 109.62포인트(1.78%) 떨어진 6036.70에 거래를 마쳤고, 프랑스 CAC40 지수도 75.30포인트(1.70%) 내린 4350.35를 기록했다.
이날 ECB는 월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QE)를 200억유로 확대한 한편 기준금리를 0.05%에서 0%로 내렸다. 또 은행권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3%에서 마이너스 0.4%로 10bp 추가 인하했다.
이 밖에 비금융권 우량 회사채를 자산 매입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고, 총 4건의 4년 만기 목표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II)을 6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가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금리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회의 결과 발표 후 스톡스 600 지수는 2% 이상 급등했으나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 급반전, 가파른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 전반의 급락 반전에도 은행주는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다.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디트가 장중 11% 폭등한 뒤 상승폭을 2.3%로 떨어뜨리며 거래를 마쳤고, 방카 포폴라레 디 밀라노 역시 5% 가까이 뛰었다.
스페인 BBVA도 1%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바클레이즈가 5% 가까이 하락하는 등 영국 은행주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른바 브렉시트로 인해 금융권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에너지 섹터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브렌트유가 2% 이상 떨어지면서 배럴당 40달러를 하회한 데 따라 씨드릴이 9% 이상 내리 꽂혔고, BP와 셸이 나란히 3% 이상 밀리는 등 관련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마크 도딩 블루베이 애셋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드라기 총재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통화정책의 한계가 온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는 주식시장에 상당한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