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효은 기자] 중국당국의 철강업체 구조조정 소식이 국내 은행 수익성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5일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중국 양회 업무보고에서 철강산업에 대해 오는 2018년까지 9000만톤(t)의 설비를 폐쇄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담겼다"며 "이번 구조조정 시도가 과거의 실패했던 사례들과 달리 실질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져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철강업체들이 포함되는 ‘1차 금속 제조업’으로 분류된 한계기업의 수는 83개. ‘1차 금속 제조업’은 다시 3개의 세부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이 중 중국 철강 산업 구조조정과 직접 연관된 업종은 ‘1차 철강 제조업’이다. 45개 업체에 해당되는 이들은 금융권 신용공여 7조7000억원, 금융권 대출채권 5조9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1차 철강 제조업’을 구성하는 한계기업에 대해 각 은행들은 세부신용공여 내역, 자산건전성 분류 및 이에 따른 충당금 적립 현황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투자자 나름의 추산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우리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한계기업 여신의 33% 정도가 고정이하여신, 즉 부실채권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추정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700억원(≒대출채권 1조7000억원x33%) 정도의 충당금이 영향권에 있게 된다. 다만 한계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중 33% 만이 ‘고정이하’로 분류된 이유는 조선업체의 RG를 중심으로 지급보증의 처리와 관련한 절차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이 같은 어려움이 적은 나머지 업종의 경우 부실채권으로 분류한 여신의 비율이 평균치(33%)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실제 영향권에 놓일 충당금은 5700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지난 9일 금융위의 2016년도 기업구조조정 추진계획 발표도 기업 구조조정의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철강, 해운, 조선 등 한계업종들의 특수은행 여신 쏠림이 심하고 시중은행들의 충당금 적립률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구조조정은 시중은행의 장기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미 주가는 충분히 낮아져 있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충당금 추가적립 등 손실은 제한적이고, 중기적으로도 구조조정으로 인한 은행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때문"이라며 "은행 업종의 ‘비중확대’를 유지하며, 일단 철강에만 국한할 때, 이번 중국 구조조정 뉴스는 상대적으로 익스포져가 많은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