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주식·부동산 투자 움직임… 안도랠리 과도 지적도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연초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현금 비중을 높였던 펀드매니저들이 최근 주식과 상품, 부동산 쪽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 중에서도 상품시장 익스포저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리며 베팅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각) 공개된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 월간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상품시장 비중 축소 의견 순비중이 13%로 지난달 29%에서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BAML이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월간 개선폭이다.
기술적으로 여전히 비중축소 의견이 더 많기는 하지만 이번 달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부근까지 회복되고 철광석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상품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WTI 가격, VIX지수 한 달 추이 비교 <출처=블룸버그> |
펀드매니저들의 평균 현금보유 비중은 5.1%로 지난달 기록했던 15년래 최고치인 5.6%에서 축소됐다. 글로벌 주식 및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중확대 순비율은 각각 13%, 11%로 지난달의 5%와 1%에서 모두 확대됐다.
채권의 경우 비중축소라고 답한 순비율이 35%로 지난달의 36%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종류별로 보면 앞으로 12개월에 걸쳐 고수익채권이 투자등급 채권보다 선전할 것이라는 응답의 순비율이15%였는데, 지난달 투자등급채가 선전할 것이란 응답의 순비율이 13%였던 데서 뒤집힌 결과다. 이 또한 위험투자 심리가 강화된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펀드매니저들은 내년까지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이 최대 두 차례에 그칠 것으로 점쳤다. 또 글로벌 재정정책이 지나치게 긴축적(restrictive)이라고 답한 순비율은 35%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동시에 세계 경제가 앞으로 1년 동안 좀더 견고해질 것으로 내다본 응답 순비율은 11%로 3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 시장별 투자심리도 대체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미국과 신흥시장 주식에 대한 비중축소 순비율은 각각 13%, 11%로 2월의 19%와 23%보다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로존 주식시장에 대한 비중축소 순비율은 41%로 2월의 36%보다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시장이 2월 저점에서 반등하며 4주째 상승 흐름을 이어간 덕분에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긴 했지만, 최근의 안도랠리가 지나쳤다는 경계론도 남아있다.
러스 쾨스테리치 블랙록 수석 투자전략가는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안도 랠리가 다소 과도해 보이기 시작했다"며 변동성이 다시 뛰어 증시 매도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BAML 서베이는 3월4일부터 10일까지 209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들의 운용자산은 총 5910억달러에 달한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