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5년내 코스피지수 3000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박 대통령은 그보다 앞선 지난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도 '코스피 3000'을 언급한 바 있다. 심지어 같은 해 경쟁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 증권사를 찾아 "임기중 코스피를 5000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강산도 변할 세월이 흐른 지금 코스피 지수는 5000은 언감생심, 2500선 조차 단 한번 넘지 못했다. 코스피 역대 최고치는 2011년 4월 27일에 기록한 장중 2231.47포인트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같은 해 5월2일 기록한 2228.96이 최고치다. 코스피가 2200선을 넘은 적도 4차례에 불과하다.
정치인들이야 '말'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서 그렇다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 '난다 긴다'하는 전문가들도 예상하기 힘든 것이 코스피 지수다. 지난 10년간 미처 예측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가 있었고, 툭하면 터지는 북한 리스크가 한국 증시를 짓눌렀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3000을 넘으려면 우선 우리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선진국 어느 나라나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기업 이익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외 부동산 경기 연착륙 같은 내적 요인과 국가적 차원의 성장동력 확보, 대외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4.13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요즘 여의도는 연일 공천싸움으로 시끌벅적하다. 정작 정당들의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을 위한 공약은 더 찾기 힘들다. 그나마 정의당의 '5시 칼퇴근제' 공약이 여의도 직장인들의 눈길을 잠시 끄는 정도다.
이대로라면 이번에도 역시 '묻지마 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치가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뽑아달라는 사람이나 뽑는 사람이나 민망한 수준이다. 공약이 아닌 인물위주, 학연이나 지연 등에 의한 선거문화가 여전하다.
올해 한국 증시가 환갑을 맞았다. 지난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설립과 함께 우여곡절을 겪으며 세계 13위권 증시가 됐다. 증시는 꿈을 먹고 산다. '개미들의 무덤'이란 주식시장에 직장인들이 발을 빼지 못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식투자자는 지난 2011년 500만명을 넘어 600~700만명 수준이다. 지금이라도 주식시장 활성화와 관련된 여야의 번뜩이는 공약을 기대해 보는 건 무리일까.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