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제임스 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영화 속에서 처음 봤을 때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청춘 영화의 대표적인 얼굴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남다른 심미안을 자랑하는 최정열 감독이 배우 지수(23)를 보고 처음 한 생각이다. 영화 ‘글로리데이’의 메가폰을 잡은 최정열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 데뷔작 속 주인공을 세계적인 배우 제임스 딘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비유했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이 말에는 거짓이나 과장이 없다. 스크린 속 지수를 보고 있으면 젊은 날 그들의 어렴풋이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지수, 류준열, 김준면(엑소 수호), 김희찬. 대세들이 함께한 ‘글로리데이’가 24일 베일을 벗는다. 스무 살 처음 여행을 떠난 네 친구의 시간이 멈춰버린 그 날을 담아낸 청춘 영화로 개봉 전부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전석 매진, 상상마당 씨네 아이콘 서버다운 등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영화를 네 번 정도 봤어요. 처음엔 온전히 관객 입장이라 마음이 아팠고 심지어 눈물도 났죠. 하지만 계속 보니까 객관적 시선이 사라지면서 80% 이상 만족도 했죠. 근데 이번에 다시 보는데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이 보이는 거예요. 창피하기까지 했어요. 정신적으로 혼란이 왔죠. 연기도 부족한데 얼굴도 너무 뚱뚱하고 못생겼더라고요. 새삼 ‘내가 요즘 리즈를 경신하고 있는 거구나’ 싶으면서도 내가 못생겨서 거슬리지 않을까 걱정도 됐죠. 그래도 영화 톤에 적절했다고 위로하고 있어요.”
그가 이번 영화의 캐스팅 소식을 들은 건 지난 2015년 드라마 ‘앵그리맘’ 촬영이 한창일 때였다. 빠듯하게 돌아가는 드라마 촬영 속 고대하던 영화 캐스팅 소식은 더없이 큰 선물이었을 터. 휴대전화 메신저로 캐스팅 소식을 확인한 지수는 곧장 촬영장 밖으로 나가 홀로 기도를 했다.
“정말 감사했어요. 부담감도 생겼지만, 너무 행복했죠. 당시에 ‘글로리데이’ 오디션이 젊은 또래 배우들에게 작은 이슈거리였거든요. 좋은 작품이라고 소문이 났고 몇 개 없는 청춘 영화였죠. 게다가 전 주위에서 다들 오디션 본다고 할 때까지 한참 연락이 없어서 포기 상태였거든요. 근데 포기하려던 찰나에 오디션 연락을 받게 되고 캐스팅이 된 거죠. 감독님이 생각했던 용비의 이미지와 비슷한 질감들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운이 좋았죠.”
그렇게 지수를 선택한 최정열 감독이 그린 용비는 친구가 전부인 정의로운 반항아다. 친구에겐 무엇이든 해줄 수 있는 의리남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인물. 최정열 감독이 지수에게서 용비의 어떤 모습을 봤을지는 모르겠으나, 보기와 달리(?) 상남자 기질이 있는 지수와 꽤 접점이 많은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영화 '글로리데이'에서 용비를 열연한 배우 지수 <사진=㈜보리픽쳐스> |
“실제 주위에 상우(김준면), 지공(류준열) 같은 친구가 있고 그 사이에서 제가 리드하는 성격이긴 해요. 또 제가 초등학교 때 운동도 했고(지수는 초등학교 시절 유소년 유도 대표로 활약했다) 남중, 남고를 나와서 제 인간 메뉴얼에 우정, 의리라는 단어도 세게 박혀있죠. 반면 용비처럼 불의를 보고 못참는 편이라기보다 아무리 높은 사람일지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타입이죠. 물론 윗사람에게 그런다는 건 정의롭든 아니든 하나의 반항이겠지만요.”
매사 진지한 답변에 ‘-다’로 끝나는 야무진 말투, 살짝살짝 미소 짓는 게 전부인 그에게 대체 그 영화의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냐고, 혹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런 성격이냐고 물었다. 그제야 편하게 웃어 보이던 지수는 사실 자신은 유머러스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이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데 지금은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하고 싶어서 진지하게 임하고 있어요. 유머는 모두 배제한 채(웃음). 원래 낯도 가리고 말도 잘 못하긴 하는데 나름 친구들 사이에서는 유머러스한 편이에요. 물론 개인적으로 블랙 코미디를 지향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유머스타일이지만요. 하정우 선배 같은 유머를 되게 좋아해요. 물론 하정우 선배 자체가 멋있고 닮고 싶은 배우기도 하고요.”
대세답게 그의 차기작은 드라마 ‘페이지터너’와 ‘보보경심:려’로 이미 결정됐다. ‘페이지터너’에서는 장대높이뛰기 선수 정차식 역을, ‘보보경심:려’에서는 14황자 왕정(문원대왕) 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글로리데이’ 속 지수가 다크하고 슬펐다면 ‘페이지터너’로 힐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주한 지수가 활짝 웃었다.
“저를 아시는 분은 ‘페이지터너’를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실 거예요. 반면 그 작품으로 저를 처음 보시는 분은 백치미 있는 배우라고 생각할 거고요. 엄청 유쾌하고 무한 긍정의 캐릭터죠. 지금은 ‘보보경심:려’ 촬영 중인데 젊은 또래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촬영장이 화기애애하고 재밌어요. 사극을 해본다는 기쁨도 있고요. 남들이 왕위 싸움을 할 때 그런 거에 신경 안쓰는 사랑 많이 받은 막내 역할이죠. 성장하는 소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지수는 ‘페이지터너’와 ‘보보경심:려’를 통해 그간 보여줬던 강한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동시에 앞으로는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노라 약속했다.
“계속해서 성장 중이고 한 작품 할 때마다 배워가는 듯해요. 이번 영화에서도 부족한 걸 봤다는 거 자체가 성장했다는 뜻이고요. 동시에 계속해서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죠. 그리고 내 일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는 일이라면, 이왕이면 좋은 영향을 끼치자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나 자신을 잃진 말자는 이상적인 바람도 갖고 있죠. 개인적인 바람은 여행과 운동? 정말 운동해야 하는데 큰일이에요. 제가 지방이 많아서 겉과 속이 다르거든요(웃음). 예쁜 신체를 갖고 싶어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