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 활용 의료서비스 개발 ‘뷰노코리아’ 이예하 CEO 인터뷰
[뉴스핌=박예슬 기자] “전날 업무로 잠을 설친 의사는 다음날 아침에 진료를 하다 실수할 수도 있죠. 대학병원을 갓 졸업한 의사와 경력 30년의 의사도 다르고요. 하지만 로봇은 언제나 같습니다. 좀 더 객관적, 정량적 지표를 제시해 의료진의 판단을 도울 수 있죠.”
이예하 뷰노코리아 대표(CEO)가 생각하는 의료 현장 속 인공지능의 역할이다.
이예하 뷰노코리아 대표. <사진=뷰노코리아> |
뷰노코리아는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와 인간의 바둑 대결로 화두에 오른 ‘딥러닝(Deep Learning, 기계학습의 일종)’을 질병 진단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벤처 업체다.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뷰노코리아 사무실을 찾아 이 대표를 만났다.
2014년 12월 3명의 인원으로 설립된 뷰노코리아는 현재 8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뷰노넷’이라는 이름의 딥러닝 엔진을 개발, 이를 의료데이터 분석에 활용해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뷰노코리아의 대표 기술로는 아산병원 연구진들과 협업해 사업화 추진 중인 딥러닝을 이용한 폐질환 분석 기술인 ‘뷰노메드(VUNO-med)’ 및 골연령 진단기술인 ‘본에이지’ 등이 있다. 이 중 폐질환 분석은 미래창조과학부의 과제로 진행되고 있다. 최종 제품화까지는 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 1년에서 1년 반 가량이 걸릴 예정이다.
의료현장에서 딥러닝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의료진이 자칫 범할 수 있는 오류의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사람은 완벽하지 않아서 진단의 정확도나 일관성이 유지되지 못할 수 있지만, 딥러닝은 영상과 신호를 다량으로 축적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보다 일관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고 소개했다.
인공지능이 적용된다고 해서 ‘인간’ 의사의 자리를 뺏는 것은 아니다. 뷰노코리아의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도 의사가 참여했다. 현직 의사이자 뷰노코리아의 일원인 정환보 실장이다. 인공지능이 진료를 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안심시키듯 정 실장의 명함에는 ‘Trust me, I am a doctor’라고 쓰여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료기술은 현대의료의 기반인 ‘근거중심의 의학’을 더욱 발전시킨다는 것도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데이터에 기반해 지표를 찾아낸다는 점에서 객관적 지표를 토대로 결정을 내림으로써 의사의 객관적 진단을 돕는 딥러닝의 체계는 근거중심 의학을 좀 더 발전시킨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실적 조건으로 의료진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인공지능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병원이 부족한 산간벽지나 저개발 국가, 작전 중인 군부대 등이 그 사례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오지나 군부대 등 의사가 필요한 지역이지만 부족한 곳에 투입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아프리카 같은 오지에서 배가 아파도 정확한 진료를 못 내려 죽는 경우도 있는데 인공지능 의사가 적정의료를 보급해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작전 중인 군부대에서 많은 사람들을 의사가 다 진료할 수 없을 때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의료계의 이슈인 ‘원격의료’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너무 급진적으로 도입돼서는 안 되겠지만 필요한 분야부터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지구 반대편인 인도에서 야간에도 저렴한 인건비로 환자를 진료하는 시스템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뷰노코리아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2016 바이오코리아’ 행사에 첫 참가해 딥러닝을 활용한 폐질환 진단 시스템을 시연하고 기술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아직 제품화가 되지 않은 단계라 이번 참가로 직접적인 투자유치보다는 회사를 알리고 피드백을 받는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