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뚝' 주가-금 동반 강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9일(현지시각) 향후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 신중한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주식부터 외환시장까지 금융시장이 또 한 차례 출렁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장 초반부터 약세 흐름을 보였던 달러화가 낙폭을 확대했고, 금과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국제 유가는 장중 한 때 배럴당 37달러 선으로 밀렸으나 옐런 의장의 발언 뒤 달러화가 떨어지자 낙폭을 축소했다.
지난 16일 회의에서 연준은 이미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장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날 옐런 의장의 발언에 금융시장은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은행 총재를 포함해 일부 정책자들이 이달 회의 후 조속한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다시 고개를 들었던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옐런 의장의 발언에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달러화의 반응이 두드러졌다. 보합권에서 움직였던 달러 인덱스가 옐런 의장의 발언 후 0.6% 떨어지며 뚜렷한 약세 기조를 보였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장중 0.7% 내렸고, 엔화에 대해서도 0.6% 가량 하락했다.
바이판 라이 CIBC 월드 마켓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시장은 이미 옐런 의장이 비둘기파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달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강력한 온건 기조를 내비쳤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은 확대됐다. JP모간이 집계하는 외환 변동성 지수는 11.46%로 1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가와 금은 동반 상승했다. 6월 인도분 금 선물이 장중 1.3% 뛰며 온스당 1237.80달러에 거래, 옐런 의장의 발언 직전에 비해 10달러 가량 상승폭을 확대했다.
5월 인도분 은 선물도 상승폭을 1% 가량으로 확대했고, 백금 7월 인도분도 2% 이상 랠리했다.
금값의 추세적인 상승을 전망하는 의견이 등장했다. 워윅 밸리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켄 포드 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미국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통화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금이 장기 상승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금값이 턴어라운드를 이뤄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장 초반 혼조 양상을 보였던 뉴욕증시는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옐런 의장의 발언 후 나스닥 지수가 1% 가까이 뛰었고, S&P500 지수와 다우존스 지수가 0.3% 내외로 올랐다.
국제 유가는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진 데 따라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지만 이날 장중 낙폭을 축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한 때 배럴당 38달러를 뚫으며 큰 폭으로 떨어졌으나 달러화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낙폭을 2% 선으로 축소, 장중 배럴당 38.52달러까지 회복했다.
이 밖에 달러화로 거래되는 상품 가격이 약달러를 빌미로 당분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옐런 의장은 뉴욕의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글로벌 경제 리스크를 감안해 신중한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특히 중국의 성장 둔화 및 경제 개혁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유가를 필두로 한 상품 가격 동향을 대표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