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첫 사과와 보상 약속 불구 싸늘한 시선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업계에서 처음으로 사과와 보상 방침을 밝혔지만 시민단체와 피해자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사건 발생 5년이 지나고 검찰 조사를 앞둔 현 시점에 공식 사과를 한다는 것이 다분히 의도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과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8일 롯데마트의 공식사과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중구 롯데호텔을 찾아 “검찰이 관계자들을 소환하겠다고 하니 언론 앞에서 사과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은 연락도 못받았다. 진정성 있는 사과인지 아직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모임 공동대표는 이날 롯데마트 측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가습기 살균제 가해기업들은 단 한번도 피해자를 만나러 나오지 않았다”며 “나머지 모든 기업들도 피해자와 국민 앞에 나와서 정식으로 사과해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예옹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이 사과는 피해자와 국민을 상대로 한 사과가 아니라 검찰에 사과한 것”이라며 “검찰 조사 앞두고 잘 봐달라고 한 거 아니냐. 어느 피해자, 어느 국민이 이걸 진심으로 받아드리겠나”라고 지적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 <사진=이형석 사진 기자> |
이들은 향후 롯데마트의 보상과 사과에 대해 요구도 밝혔다.
최 소장은 “롯데마트 매장에 롯데마트 팔았던 가습기 살균제 ‘와이즐렉’ 사진 붙이고 이것 쓰다 문제 생긴 사람 연락 바란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에 신고된 피해자는 극히 일부로 롯데마트가 판매한 제품의 피해자가 부지기수로 많다. 이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가 언론이 아닌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해야한다는 요구와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기업들 만나서 공동 대책 마련을 위한 기구를 설립하라는 성토도 잇따랐다.
이들은 이날 12시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와 관련된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하여 그간 큰 고통과 슬픔을 겪어 오신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검찰 수사 종결 시, 피해 보상 협의를 바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업계 최초의 사과로 롯데마트는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신속한 보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