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잃은 업체 vs 신규 업체 이해관계 첨예하게 엇갈려
[뉴스핌=함지현 기자] 이번 주 내에 결정될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여부를 놓고 면세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왼쪽부터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이사, 이천우 두산 부사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 황용득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대표,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 <사진=함지현 기자> |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시내면세점 추가특허 여부를 결정짓는다. 당초 2개 정도의 추가 특허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롯데와 SK 등 기존 특허권을 잃은 업체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는데다, 최근 '태양의 후예'와 같은 한류 열풍이 되살아 나는 것을 감안해 3~4개 정도의 특허를 추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업계 반발이 예상된다. 기존에 면세점을 운영하다 특허권을 잃은 업체와, 신규로 특허권을 취득해 시장에 진입한 업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신규로 특허권을 취득해 면세점을 열었거나 열 예정인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 신세계디에프, 두산, 에스엠면세점 등은 추가 특허를 반대하고 있다.
아직 신규 면세점이 자리를 잡지도 못한 상황에서 면세점이 더 늘어나게 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 고객을 '나눠먹기' 한다는 것을 넘어 기존 업체들이 다시 특허권을 따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명품을 비롯한 브랜드를 유치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이들이 토로하는 고충이다.
이들은 지난달에 이어 지난 22일에도 정부측에 신규 면세점이 자리를 잡을 기간동안 추가 면세점을 내지 말아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관세청이 신규 사업자들의 입장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는 "면담은 신규 시내면세점이 추가된다는 보도에 궁금해서 우리가 면담을 신청했다"며 "(등록제를)개방해서 우후죽순처럼 생기기보다는 제대로 셋업해서 출발하는 것을 보고 해도 늦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이야기 했고 관세청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면세점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세계적인 면세점과 비교했을때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세계적으로 산업화 시키기에 우리가 얼마나 미숙하고 뒤쳐지는지에 대해 설명했다"며 "앞으로 관세청에서 이 부분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롯데나 SK와 같이 특허권을 잃은 업체는 반드시 추가 특허가 발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해 특허권을 잃은 상황이라 추가특허 지정이라는 마지막 기회마저 물건너 가면 해당 면세점을 폐점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약 6100억원, SK의 워커힐면세점은 280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만약 추가특허가 지정되면 롯데면세점이 '1순위'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매출액이 높을 뿐만 아니라 롯데월드타워 등과의 시너지를 통해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어 정부가 추가 허용할 수 있는 명분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SK는 정부의 면세점 추가 특허 발표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면세사업 재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현대백화점 등 신규면세점 진입을 시도했다 실패했던 업체들도 재도전을 노리면서 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경우 추가 특허가 두 곳에 그칠 경우 롯데나 SK에 밀려 특허권을 차지하지 못할 것을 우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신고제로의 전환을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신규 사업자를 대거 참여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3~4개의 추가특허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 간 상황에 따라 내세우고 있는 입장이 워낙 달라 정부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