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 않던 달러, BOJ 동결에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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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정책 동결과 함께 성명서에서 '대외 리스크' 관련 문구를 삭제했지만 수 개월 째 몸을 낮추고 있는 연준 때문에 시장 혼란이 발생할 위험성은 더 커진 모습이다.
지난 27일 연준은 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예상대로 기존 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이어 발표한 성명서에서는 해외에 맞췄던 우려의 시선을 미국 국내 경제로 옮겼다.
지난달 언급했던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의 위험 대목을 삭제하는 대신 미국 경제 상황을 중점적으로 언급했는데, 노동시장 개선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더딘 물가 상승이라는 위험 요인을 동시에 제시했다.
◆ '아리송한' 성명서, 시장 "금리인상 언제라고?"
언뜻 보면 균형 잡힌 시각으로 비쳐질 수 있는 성명서 내용은 하지만 추가 긴축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정책 동결을 통해 운신의 폭을 남겨둔 것으로 보이며 성명서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함께 제시한 것은 금융시장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연준이 매번 미국 경제가 곧 개선될 것이란 말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개선 상황이 끝까지 오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씨티 프라이빗뱅크 수석 글로벌 투자전략가 스티븐 와이팅은 연준의 행보가 문제를 뒤로 미룰 뿐만 아니라 문제를 더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현장 <출처=신화/뉴시스> |
추가 긴축에 대한 시점도 애매해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노동시장 등에서 개선 신호가 더 나올 경우 오는 6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 추가 긴축이 힘들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미즈호은행 외환전략가 시린 하라즐리는 "성명서에서 다소 긍정적 내용이 있긴 했지만 연준이 6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명확한 신호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전까지 6월 인상을 점치던 TD증권은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추가 긴축 시점을 9월로 연기했다.
UBS 자산운용 수석 투자담당자 제오프 유는 어떠한 변화나 반응도 담지 않은 완벽한 중앙은행 스타일의 성명서가 나온 것이라며 "새로운 정보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이 대외 변수를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 지는 앞으로 다가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나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고용지표 등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미 달러, 연준 아닌 BOJ에 '움찔'
이날 연준이 성명서를 통해 완화적(도비시) 기조를 좀 더 오래 가져갈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음에도 달러화는 발표 직후 소폭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10개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연준 통화정책 결정 이후 한 때 0.4%까지 오른 뒤 보합권을 기록했으며, 달러/엔은 0.1%가 오르고 유로/달러는 0.2%가 내리며 달러 가치가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아시아 거래에서 일본은행(BOJ)의 깜짝 정책 동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는 빠르게 아래로 방향을 바꿨다.
엔화 강세와 소비 부진 등 경제 회복을 짓누르는 변수들 때문에 추가 완화를 선택할 것이란 시장 기대를 뒤집은 결과에 달러/엔 환율은 일시 108엔대까지 밀렸고, 블룸버그 달러지수도 하락했다.
한국시간 기준 28일 오후 3시7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08.75엔으로 전날보다 2.42% 하락하며 엔화 강세를 보이고 있고, 같은 시각 달러지수는 94.085로 0.32% 밀리고 있다.
이코노믹타임즈는 BOJ 동결로 초래된 가파른 엔화 강세로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며,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을 지지해 오는 6월 연준 회의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