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날에 이어 급락 양상을 보였던 뉴욕증시가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축소했다. 증시 전반에 차익 매도가 쏟아진 데다 IT와 헬스케어 섹터가 가파르게 떨어지며 지수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장중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10% 이상 뛰며 지난 3월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 불안한 시장 심리를 반영했다.
2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7.12포인트(0.32%) 내린 1만7773.64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0.51포인트(0.51%) 떨어진 2065.3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29.93포인트(0.62%) 하락한 4775.36을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장중 1% 이상 떨어졌던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후반 낙폭을 축소했다. 다우존스 지수 역시 장중 100포인트 이상 하락했으나 마감을 앞두고 일정 부분 회복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S&P500 지수가 0.3% 올랐고, 다우존스 지수 역시 .5% 상승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2% 떨어졌다.
IT 섹터의 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 촉매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특히 애플은 회계연도 2분기 매출액이 13년만에 감소한 데 따른 급락에 이어 칼 아이칸의 매도 소식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중 2% 이상 떨어졌던 애플은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1% 선으로 축소했다.
생명공학 섹터 역시 1분기 실적 부진이 주가를 강타했다. 길리드 사이언스는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실적을 내놓으면서 9% 이상 폭락했고, 관련 종목이 동반 하락했다.
이 때문에 장중 아이셰어 나스닥 생명공학 ETF가 3%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주가 상승의 양대 축이 동시에 흔들린 셈이다.
론카 인베스트먼트의 브래드 론카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대형주가 가파르게 하락할 때 주식시장 전반에 걸친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동결에 따른 충격이 투자심리를 여전히 압박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달러화는 내림세를 지속했다.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0.7% 떨어졌고, 특히 엔화에 대해 1.7% 하락했다.
경제 지표 부진 역시 장 초반부터 주가를 눌렀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소비자 지출이 전월에 비해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에 못 미치는 수치다.
4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50.4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53.0을 크게 밑돌았고, 4월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가 89.0으로 집계됐다.
한 주간 뉴욕증시는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일부에서는 ‘5월 매도’ 증시 격언이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아마존닷컴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호재로 10% 가까이 랠리했고, 링크드인 역시 2% 가량 올랐다.
셰브런은 1분기 적자 폭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0.3% 가량 완만한 주가 하락을 나타냈고, 엑손 모빌은 시장 전망을 넘어선 실적에 기대 0.6%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