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측 "금융위 일정 맞추기식" vs 사측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
[뉴스핌=이광수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 연봉제 도입을 무리하게 시도하다 목표시한을 넘겼다. 금융당국의 일정 맞추기식 추진과 예탁결제원의 성의없는 협의 절차로 인해 직원들 반발만 더해지는 양상이다.
앞서 예탁결제원은 지난달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연봉제를 4월 말까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4월을 불과 일주일 남긴 상황이었다. 4월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7일 제시한 경영 평가 성과급 추가 지급 기준 시한이다. 당시 금융위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연봉제 도입을 추진하는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복수의 예탁결제원 관계자에 따르면 예탁원이 연봉제에 대해 전 직원 대상 설명회는 지난달 27일에 진행된 것이 전부다. 예탁결제원 한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전직원을 대상으로한 설명회가 처음 있었다"며 "상당수 직원들이 불참해 설명회가 제대로 진행되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현재 예탁결제원 노조는 지난달 11일 새로 구성돼 출범 한 달이 안된 상태다. 사측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칠 시간도 없었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예탁결제원 업무는 부서별로 달라 정량화하기 상당히 어렵다"며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데 회사측이 정부가 제시한 기한을 맞추는데만 급급한 것이 문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예탁결제원 측은 "직원 전체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한 번이 맞지만, 이전부터 각 부서장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직원들에게 연봉제에 대해 납득시켜 왔다"고 해명했다.
앞서 금융위는 4월내에 연봉제를 도입할 경우 기본 월급의 20%를, 5월내에 개편 시 10%의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연봉제를 도입하지 못하면 내년 총인건비를 삭감하거나 동결해야 한다.
예탁결제원은 금융위가 제시한 2차 시한인 5월 내에 연봉제 도입을 목표로 노조측과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공기업 중에선 예금보험공사만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했다.
한편 지난 1일 공개된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위원회 산하 예탁결제원의 직원 평균연봉은 1억491만원으로 국내 공공기관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