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선 회장‧우유철 부회장‧정성립 사장 등 만나.."위기 앞에 체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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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전민준 기자] '철강 빅2'와 '조선 빅3'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는다.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 칼날 위에 서 있는 업종 간 만남인 만큼 상생 방안을 중심으로 기술, 가격정책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4일 철강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양구조기술 박람회인 '2016 OTC(Offshore Technology Conference)'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철강사‧조선사 고위 임원진들은, 이날 오후 행사장 인근에서 비공식 면담을 갖는다.
1969년 미국 휴스턴에서 시작된 OTC는 석유메이저를 비롯한 세계 주요 에너지업체와 EPC사 등 43개국 2700여개 연관 기업들이 참가하는 행사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과 포스코의 이덕락 전무(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이종섭 전무(철강사업본부 연구위원)가,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대표, 삼성중공업 박대영 대표 등이 현지로 떠났다.
업계에선 양측 고위 임원진들이 구조조정이란 위기 극복을 위해, 업종 간 동방성장 및 상생협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예년과 달리 기술 및 영업파트 실무진을 면담에 대동해 해양플랜트용 고급강 개발, 해양플랜트 설계 및 공정 등과 같은 세부적 이야기도 나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3사 수장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체면을 돌보지 않고 있다"며 "실무 부문도 수장들이 직접 관여해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빅3'가 수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고 구조조정에 휩싸인 데는 해양플랜트가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조선3사가 해양플랜트를 포기하지 못 하는 것은 이 사업의 높은 부가가치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선사 입장에서는 양플랜트의 주요 소재부품인 철강재를 원활히 공급받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강사 역시 높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고급강을 많이 납품하는 것이 수익성 창출에 도움 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조선용후판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지에 대해서도 관심도 크다. 하지만 철강사와 조선사 양측 모두 소재 가격에 있어서 민감하기 때문에 구체적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고위 임원진들이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서로 입장이나 분위기만 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라고 전했다.
올 2분기 조선용후판 가격협상을 두고 현재 철강사는 인상을, 조선사는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철강빅2'와 '조선빅3'는 해양플랜트 설계 및 공정 부분에서 업무 효율화를 위해 협력안 마련에도 신경을 기울일 전망이다.
철강과 조선은 동일한 생산 체계인 수주, 설계, 생산의 공정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귀국 후 실무진들 사이에서 구체적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양측 임원의 회동 이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되는 후판의 70%가 조선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조선사와 협력 강화로 증산과 안정적 품질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련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는 자재의 안정적 확보와 재고 관리가 용이해져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올해 OTC 참가에 있어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철강업계에서는 세아제강, 스틸플라워 등 에너지용강관기업들이 대거 빠진 반면, 조선업계는 대한제쇄공업, 한국티엠아이, 오에스씨지 등 기자재기업 20여개사들까지 대거 참가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