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손실 최대 1조달러..해법 없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은행권의 부실 여신 규모가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보다 최대11배 높고, 이에 따른 잠재적인 손실 규모가 적어도 1조달러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부터 중국 기업의 디폴트가 늘어나는 가운데 나온 의견이어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CLSA는 6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전체 신용 가운데 부실 여신의 비중이 15~19%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치인 1.6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또 부실 여신으로 인한 잠재적인 손실은 6조9000억위안(1조1000억달러)에서 최대 9조1000억위안에 이른다고 CLSA는 파악했다. 이번 집계는 중국의 상장 기업들이 발표한 재무지표를 근간으로 한 것이다.
CLSA의 이번 주장은 앞서 헤지펀드 매니저 카일 배스와 오토너머스 리서치의 샬린 추 애널리스, 그리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지난달 IMF는 중국 은행권의 요주의 여신이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부실 여신에 따른 손실이 GDP의 7%에 달하는 셈이다.
CLSA는 특히 그림자 금융에서 발생한 악성 여신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권의 재무제표에 공식 집계되지 않는 영역으로, 4조6000억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가 점차 축소되고 있고, 이 때문에 부실 여신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제조업을 필두로 실물경기의 후퇴가 두드러지고,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한계 상황으로 몰리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은행권 부실 여신 비중이 최대 25%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CLSA는 중국 은행시스템의 부실여신 문제가 급격하게 악화, 적극적인 대응책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은행권과 정책자 모두 이렇다 할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투자은행(IB)은 중국 정부가 출자전환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보호하는 한편 무더기 디폴트를 차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동원됐던 기법이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IMF는 이에 대해 강한 반기를 들고 있다. 이른바 좀비 기업들의 퇴출을 가로막아 기업과 금융권의 구조조정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올들어 중국 역내 시장에서 발생한 회사채 디폴트는 22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연간 디폴트 건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채 시장의 한파도 거세다. 연초 이후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가 계획을 취소한 기업이 72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16개 기업은 자금 조달 일정은 연기한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