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상반기 절반 동안 박스오피스 1위 영화 배출
올해 수익기준 탑10 영화 중 6-7개 독식... '디즈니 시대'
[뉴스핌=이고은 기자] 개봉 영화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Civil War, 2016)' 흥행의 진정한 승자는 디즈니(Disney)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스오피스 1위 영화를 거의 독점 배출하다시피 하면서 영화계에 다시 '디즈니 시대'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자 블룸버그 통신은 박스오피스 전문 애널리스트의 발언을 인용, 지난 6일 북미 개봉한 '캡틴아메리카:시빌워'가 시리즈 최고 흥행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동시에 올해가 디즈니 역사상 최고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CEO <사진=위키피디아> |
시장 점유율 25%의 디즈니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영화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FBR 캐피탈 마켓의 바톤 크로켓 애널리스트는 디즈니가 북미에서 올 상반기 26주 중 절반에 해당하는 13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 영화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크로켓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점유율은 디즈니에게 근 3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며, 어쩌면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디즈니, 5개 '할리우드 최고 프랜차이즈' 거느려
디즈니는 과거의 향수와 현대적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대중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낸다고 크로켓 애널리스트는 평가했다.
이는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을 인수하면서 브랜드의 양과 질을 강화하고 스토리텔링 스케일을 키운 결과다. 마블은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어벤져스 등 인기 슈퍼히어로 시리즈의 판권을 가진 만화 브랜드이며, 루카스필름은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드는 제작사다. 픽사는 토이스토리와 인사이드아웃 등 감성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제작사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사업을 다시 일으킨 촉매제가 됐단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6년부터 프로덕션 회사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온 디즈니의 노력은 올해 그 결실을 보게 됐다. 디즈니가 인수한 3개 영화사와 2개의 레이블(월트 디즈니 픽쳐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등 총 5개의 영화사는 올해 '대박'이 예상되는 영화를 다수 개봉한다.
제프 벅 박스오피스 전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수익기준 탑 10 영화 중 6-7개를 디즈니가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중 '캡틴아메리카:시빌워', '로그원:스타워즈 스토리', '도리를 찾아서(니모를 찾아서 속편)', '정글 북' 등 4개의 영화는 각각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포스터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디즈니의 진정한 힘은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시리즈물에 있다. 어벤져스와 스타워즈를 비롯한 일명 '할리우드 최고의 프랜차이즈'를 거느리면서 2020년까지 속편과 스핀오프(원작에서 파생된 이야기), 리부트(원작의 골격만 차용해 새로 해석한 이야기) 등 이전작과 연속적인 시리즈 영화 제작이 계획되어 있다. 올해의 영광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유다.
한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 여름 시즌 북미 영화 티켓 판매 매출은 5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지난 2013년의 기록을 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디즈니의 시빌워와 도리를 찾아서를 비롯해 워너브라더스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 흥행이 예상되는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