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금통위원들 첫 회의, 금리인하 신중
[뉴스핌=김지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정부와 한은 간 경기 진단과 구조조정 방안에 관해 구체적인 논의가 결론나지 않은 상태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기가 부담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3일 오전 서울 남대문 본점에서 금통위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1.75%에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뒤 11개월째 동결이다.
일각에서는 조선·해운업계 등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정부와 한은의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인하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감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평소 기준금리 인하효과 극대화를 추구하고, 정책카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던 한은의 정책기조도 금리 동결에 힘을 보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5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11개월째 동결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네 명의 신임 금통위원들이 첫 회의라는 점도 이번 금리동결의 이유로 꼽힌다. 신임 금통위원들이 첫 금리논의 무대에서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를 부담스러워했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연이어 금리 인하라는 소수의견을 냈던 하성근 전 금통위원은 임기만료로 물러났다.
전문가들도 이번 금리 동결을 점쳐 왔다.
지난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5.7%가 이달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그러나 여전히 연내 금리가 한 차례 이상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20대 국회가 '여소야대'인 점도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린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구조조정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경기하방리스크가 커지게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본확충은 기본이고, 거기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경기부양책(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정부 재정정책의 신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통화정책의 역할이 좀 더 커질 것"이라며 "오는 6월과 3분기 중으로 총 두 차례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