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유동성 스트레스 지수 위기 후 최고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로펌 라탐 앤 왓킨스의 기업 파산 전문가인 조세프 아타나스 파트너는 내달 홍콩으로 떠날 예정이다.
아시아 지역에 대해 경험이 전무한 그는 미국에서 쌓은 기업 구조조정과 파산 관련 노하우를 홍콩을 거점으로 관련 지역에서 풀어놓을 계획이다.
최근 미국 로펌의 기업 구조조정 및 파산 전문가들이 아시아로 몰려들고 있다. 소위 ‘일거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콩 달러와 미국 달러 <출처=블룸버그통신> |
실제로 19일(현지시각) 알릭스 파트너스의 조사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 가운데 90%가 아시아 지역의 기업 구조조정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70%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이는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지표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무디스가 집계하는 유동성 스트레스 지수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투기등급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부채 상환 능력이 위축됐다는 얘기다. 이와 별도로 디폴트 율은 5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중국이 올해 이른바 ‘좀비’ 기업의 퇴출을 유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는 등 아시아 지역의 정부도 기업 구조조정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도 정부가 새로운 파산법을 승인, 채권자들의 파산 기업 통제에 대폭 힘을 실었고 싱가포르 역시 파산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이머징마켓 채권 수익률 상승 역시 한계 상황에 이른 기업들의 디폴트 리스크를 높이는 한편 구조조정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강세 역시 관련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에 불리하다. 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고조되는 데다 실제 긴축이 단행될 경우 달러화 상승 폭이 확대,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이 높은 이머징마켓 기업들의 숨통을 조일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최근 달러 인덱스가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며 8주간 최고치로 뛰었고, 유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지만 상품 통화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기업 파산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아시아 지역 기업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구조조정을 미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기 전 구조조정이나 파산 보호 절차를 밟는 것이 해당 기업과 채권자에게 유리하지만 경영자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아시아 시장으로 모여드는 업계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변화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리 햄프 라탐 앤 왓킨스 파트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아시아의 경우 구조조정과 관련한 토양이 아직 미성숙한 상황”이라며 “기존의 관행을 깨고 유연성을 높이는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