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입찰, 상장 앞두고 오너 수사 본격화
[뉴스핌=강필성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비자금을 챙긴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을 대가로 뒷돈을 받았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 롯데그룹 오너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3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와 신 이사장이 대주주인 S사 및 자택 등 6~7곳을 압수수색 했다. 아울러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씨가 보유한 회사와 그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사진=롯데그룹> |
검찰의 이같은 전격 압수수색은 신 이사장을 겨냥했다는 평가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을 대가로 약 15억원의 뒷돈을 받았다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이번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대로 신 이사장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신 이사장과 그의 아들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한 상황이다.
더불어 검찰은 호텔롯데가 이와 관련 증거인멸을 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를 호텔롯데 전반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롯데그룹은 당혹스런 분위기 일색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하기는 힘들어 보이는데,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시내면세점 공고와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실제 롯데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도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다. 사실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 되는 분위기지만 아직까지 다수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호텔롯데 면세부문의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 역시 부담요인. 지난해 말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잃은 바 있어 올해 예정된 시내면세점 입찰에 각별한 정성을 쏟고 있다. 때문에 면세점과 관련 비리 사실이 드러나면 심사 과정에서 적잖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텔롯데가 오는 29일 상장을 앞뒀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에 있어서 의미가 적지 않은 일이다. 지난달 30일 신 회장이 직접 호텔롯데 기업설명회에 참석했을 정도. 만약 오너의 비리가 확인된다면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에도 먹구름이 낄 수 있다.
무엇보다 롯데가 장녀이자 한때 롯데쇼핑과 롯데면세점을 이끌던 신 이사장이 수사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논란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그룹 오너일가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