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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중국진출 100일, 결제시장 삼분지계는 '희망사항'

기사입력 : 2016년06월07일 17:25

최종수정 : 2016년06월08일 09:09

선점업체 텃세, 아이폰6 이상 지원, NFC 단말기 취약

[뉴스핌=이지연 기자] 애플페이가 지난 2월 18일 중국 결제시장에 진출한 이후 100일이 지났다. 진출 초기만해도 1, 2위 알리페이(즈푸바오), 위챗페이와의 중국 결제시장 3강 구도 형성 가능성이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이미 단순한 결제도구를 넘어 중국인의 라이프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기존 간편결제 업체에 치여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영국 시장조사분석 전문기관 타임트릭(Timetric)에 따르면 2015년 알리페이 및 위챗페이의 거래액은 1조달러(약 1162조원)에 달했지만, 애플페이의 글로벌 거래액은 109억달러(약 12조6000억원)에 그쳤다.

따라서 애플페이가 외식·쇼핑·재테크·집세 및 공과금 납부 등을 모두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 선진국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게다가 은행에서 돈을 빼와 자사 결제 시스템에 따로 예치하는 알리페이 등 제3자 결제방식 업체에 대항하기 위한 기존 은행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애플페이에게 호재였다. 애플페이는 제3자 결제방식이 아닌 NFC(근거리무선통신)와 기존 은행카드 결제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페이는 현재 중국 주요은행 19곳과 협력을 체결한 상태다. 애플페이 협력 은행들은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애플페이를 후방지원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 몇 년간 중국 소비자들의 새로운 결제소비 습관을 공고히 한 알리페이, 위챗페이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 했다.

지난 2월 중국 결제시장에 진출한 애플페이 <사진=바이두>

애플페이가 현재 맞닥뜨린 문제이자 목표는 한 마디로 압축하면 중국 내 아이폰6 모델 이상 유저수에 걸맞은 결제시장 점유율 확보다.

2015년 말 기준 아이폰6 이상 모델의 중국지역 판매량은 8219만대다. 지난 2월 18일 애플페이의 중국시장 진출 당일 애플페이를 통한 은행카드 연동 규모는 3800만장에 달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중국에서 아이폰6 이상 보유자의 1/3 가량이 애플페이를 개통한 셈이다.

이는 결코 적은 수는 아니지만 애플페이가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선 결제 가능 장소의 한계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경우 편의점은 물론 길거리 가판대에서도 결제가 가능하지만 애플페이는 현재 대부분의 소형 음식점 및 가판대에서 결제가 불가능하다. 택시앱 결제도 마찬가지다. 택시앱을 이용해 목적지에 도착한 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는 결제가 가능하지만 애플페이로는 불가능하다.

아울러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수많은 대형마트 직원들은 애플페이 결제 절차를 모르고 있었고,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결제기기가 아예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애플페이의 존재를 모르고 있거나, 애플페이를 알고 있더라도 복잡한 개통절차 및 기대에 못 미치는 결제속도를 문제로 삼았다.

이 밖에 애플페이는 ‘선천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아이폰6 이상의 유저들만 애플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관계로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과는 시장 점유율 면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알리페이 등은 QR코드 결제, 대면 결제 등의 기능도 지원하고 있어 포스단말기 등 다른 단말기가 필요 없다. 반면 애플페이로 결제하려면 비접촉식 지불방식을 지원하는 포스단말기가 필요하다.    

물론 애플페이만의 강점도 있다. 소액으로 자주 결제하는 알리페이 등과 비교해 애플페이 이용자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소비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취약점을 차차 보완해나가고 애플페이의 보안성과 우수한 사용감을 지속적으로 홍보한다면 나름대로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이야기다.

천리(陳莉) 중국 전자상거래 연구센터 핀테크부 애널리스트는 “알리바바(알리페이)와 텐센트(위챗페이)가 점령한 시장은 주로 온라인으로, 오프라인 결제시장은 아직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며 애플페이 등 후발주자에게도 기회가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알리페이 등 제3자 결제방식은 대개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결제를 진행해야 하지만, 애플페이의 경우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단말기 근처에 아이폰을 가져다 대고 지문인식만 하면 순식간에 결제가 완료된다. 따라서 NFC 결제 단말기 보급화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한편 지난달 애플페이의 경쟁사 삼성페이는 중국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손을 잡고 삼성페이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알리페이 QR코드 결제서비스를 추가했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의 화웨이페이 또한 지난 4월 자사 스마트폰 P9 내에 알리페이 QR코드 결제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애플페이 또한 이러한 협력모델을 도입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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