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조선사, 신규지원 없이 자체 생존 모색
수주 부진 지속 시 유동성 추가 확보..구조조정 장기화 전망
[뉴스핌=조인영 기자] 조선사들이 생존을 도모할 수 있는 3년의 유예 기간이 주어졌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이른 바 '빅 3'는 극심한 수주 절벽을 전제로 10조원 단위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성동조선, 대선조선, SPP조선 등 중소조선사들도 추가 지원 없이 자력으로 생존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업황이 나빠질 경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추가적으로 3조6000억원, 2조원 가량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주 회복이 더딜수록 조선사들의 구조조정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빅3' 조선소 전경. 왼쪽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사진=각 사> |
8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이날 '산업·기업구조조정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조선업계는 공통적으로 향후 2~3년간 신규수주가 절반 이하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3년간 예상되는 수주금액을 연 평균 55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평균액의 50% 정도다. 대우조선은 앞으로 3년간 연평균 81억달러 정도를 수주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년간 수주량 대비 66%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2018년까지 향후 3년간의 평균 수주량을 6년 평균치 보다 15% 낮춘 156억달러로 전망했다.
이에 조선사들은 자회사 매각, 설비 축소, 인력 감축 등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이에 따라 2018년까지 대형사들의 설비규모는 2015년 대비 20%, 도크 수는 23% 축소된다. 인력(직영·외주)도 30% 이상 줄어든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1조8500억원의 자구계획안을 마련한 것과 별도로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 총 5조3000억원 단위의 자구안을 추진한다.
먼저 도크를 기존 7개에서 5개로 축소해 생산능력을 30% 가량 줄이고 웰리브,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을 포함한 14개 자회사를 모두 매각한다.
특수선 사업부문은 자회사로 분할해 경영권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지분을 팔기로 했다. 이런 물적 자구안으로 1조5872억원의 유동성을 마련할 예정이며, 인건비 절감(1조2604억원)과 경영합리화(6002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3조4478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실시한다.
이번 자구안은 일종의 조건부 회생안으로 향후 수주 급감 장기화, 해양플랜트 원가 증가 등 사정이 나빠지면 2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등 3개 금융사를 매각하고 일부사업 철수 또는 자회사 분할 후 지분매각(Pre-IPO)을 추진한다. 3개 도크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단하며, 설비 매각과 인력 감축도 함께 진행한다.
수주부진이 장기화돼 유동성 문제가 또 다시 대두될 경우 3조6000억원 규모의 비상계획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비핵심자산 매각, 수주목표 축소에 따른 잉여 생산설비 매각, 인력 감축(Downsizing)·급여반납·복리후생 축소 등으로 약 1조5000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ABS 발행, 유상증자도 고려중이며 구체적인 규모 및 시기는 이달 말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확정할 계획이다.
중소조선사들은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없이 공급능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성동조선은 야드 매각, 인력감축 등으로 3248억원의 자구안을 마련한다. 현재 총 3개 야드 중 2개 야드를 내년까지 매각해 1개 야드만 운영키로 했다. 또 향후 자금부족 발생 시 자체 해결한다는 이행각서도 제출했다.
대선조선은 영도공장을 다대포공장으로 이전해 야드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국내 중견·중소 해운사가 발주하는 소형선 건조에 주력하고 673억원의 자구안을 마련해 영도공장 매각과 인력감축 등의 경비절감을 추진한다.
SM그룹 매각이 불발된 SPP조선은 MA&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들 중소조선사들에게 M&A나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 처리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들 조선사들의 구조조정으로 과도한 생산능력이 줄어들고 부채비율도 대폭 축소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자구안 이행 시 부채비율은 2015년 말 144%에서 2018년 말엔 85%로 축소된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174%, 169%에서 74%, 65%로 줄어든다. 삼성중공업은 298%에서 234%로, 대우조선은 7308%에서 317%로 각각 감소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