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내림세로 돌아선 데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유럽 증시가 하락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가 다가오면서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도 주가 상승 발목을 잡는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 |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일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해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9일(현지시각)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3.31포인트(0.96%) 떨어진 341.25에 마감했고, 독일 DAX 지수 역시 128.16포인트(1.25%) 급락한 1만88.87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FTSE100 지수가 69.63포인트(1.10%) 하락한 6231.89에 거래됐고, 프랑스 CAC40 지수도 43.12포인트(0.97%) 내린 4405.61을 나타냈다.
한국 증시가 예상밖 금리인하에도 상승하지 못한 데다 일본 증시 역시 1% 가량 떨어지는 등 아시아 지역의 주가 약세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4월 일본 핵심 기계 주문이 시장의 전망치보다 큰 폭으로 하락, 미국 고용과 중국 수출에 이어 경제 지표가 일제히 후퇴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 오프’ 심리가 고조됐다.
국제 유가 약세 흐름도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전날 배럴당 51달러를 넘어서며 7개월래 최고치를 갈아치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1.5% 하락해 배럴당 50.48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역시 1% 이상 동반 하락하며 에너지를 중심으로 상품 섹터에 부담을 가했다.
영국 런던증시에 상장된 글렌코어가 5% 이상 급락했고, 안토파가스타는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을 악재로 6% 밀렸다.
기초 소재 섹터가 2.85% 급락하며 이날 유럽 증시의 주요 업종 지수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 밖에 영국 플라스틱 제조 업체인 에센트라가 28% 가까이 폭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연간 영억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따라 ‘팔자’가 쏟아졌다.
한편 유럽중은행(ECB)이 전날 회사채 매입에 본격 나선 가운데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이날 경제개혁의 지연을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는 브뤼셸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서 “ECB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는 한편 다른 한편에서는 저성장이 영속적인 타격을 미치기 전에 잠재 성장률 수준으로 실물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중 0.024%까지 밀리며 3일 연속 사상 최저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