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SK케미칼과 옥시 등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일으킨 주요기업에 투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인재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에 총 3조8536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SK케미칼과 옥시에 각각 3308억원, 1272억원을 투자했다.

2015년 국민연금의 해당기업 투자현황.<자료=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문제는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이후에도 투자를 늘려왔다는 점이다. 가습기살균제의 제조·유통·판매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주요기업 10곳(이마트, GS리테일, SK케미칼, 홈플러스, 롯데쇼핑, 롯데마트, AK홀딩스, 옥시, 테스코, 코스트코)에 투자한 총액은 2011년 2조3582억원보다 1조5000억원 가량 늘었다.

기업별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이마트’가 1조2999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홈플러스(9700억원)’, ‘롯데쇼핑(5530억원)’, ‘GS리테일(3872억원)’, ‘SK케미칼(3308억원)’, ‘옥시(1272억원)’ 순이다.

투자 총액은 주식투자액과 채권투자액, 대체투자액을 합산한 금액이다. 이 중 주식투자에 따른 기업 지분율 또한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인재근 의원이 해당기업 10곳의 최근 5년간 기업 지분율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식투자금액이 없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를 제외한 8곳의 기업 가운데 ‘롯데쇼핑’을 제외한 모든 기업의 지분율이 증가했다.

특히 이번 논란의 핵심인‘SK케미칼’과 ‘옥시’의 공단 지분율은 지난해말 기준 각각 11.9%(3308억 원), 0.165%(1272억 원)으로, 5년 전에 비해 2.54%p, 0.12%p씩 증가했다.

기업별 지분율 순위를 살펴보면 ‘SK케미칼(11.95%)’, ‘이마트(8.35%)’, ‘GS리테일(6.93%)’, ‘AK홀딩스(5.98%)’, ‘롯데쇼핑(3.91%)’, ‘옥시(0.165%)’순이다.

인재근 의원은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혈세로 조성된 기금이다"면서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기업에 투자되었다는 것 자체로 이미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연금공단이 해당기업들에 대한 투자규모를 수년간 늘려왔다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라며“가습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즉시 시정하지 않은 것에 대한 당국의 책임 있는 사과와 투자철회 및 축소 검토 등의 즉각적인 시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