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브렉시트 충격 5일만 극복…이후 전망 엇갈려
[뉴스핌=허정인 기자] 서울외환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을 5일만에 극복했다. 갑작스런 이벤트로 달러/원 환율은 하루 만에 30원 가량 급등했지만 이후 외인 자금이 유입돼 단계적으로 상승 분을 되돌렸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후에도 급등락을 반복하던 달러/원 환율은 최근 안정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최근 6거래일 동안 1135.0원 부근에서 등락 중이다. 다만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이제 안정됐다는쪽과 좀더 지켜봐야된다는 쪽으로 엇갈리다.
◆ 영국 영향은 미미…브렉시트는 잊자?
달러/원 환율이 재빠르게 진정된 데 대해 양측 전문가들은 ‘정책당국의 조기 대응’을 꼽고 있다. 미처 예상 못한 브렉시트여서 금융시장의 혼란은 몇 배로 가중된 상태였다. 그러나 적기에 소화기를 들고 나선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가 시장의 불안을 진정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달러/원 환율은 브렉시트 당일인 24일 하루 동안에만 29.7원 급등했다. 하지만 서울 기준 28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를 필두로 ECB포럼에 모인 각국 경제 수장들이 정책공조를 논의하자 29일부터 3일간 달러/원 환율은 상승 폭을 모두 되돌렸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서울환시의 회복력에 대해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가 당초 우려보다는 당장에 경제 펀더멘탈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며 “되려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불어난 돈이 이머징 주식시장에 들어오면서 원화가치 강세를 상승시킨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코노미스트의 분석대로 달러/원 환율이 제자리를 찾는 데는 외인의 자금 유입 영향이 컸다. 서울환시가 상처를 치유하던 그 3거래일동안 코스피 시장의 외인 자금은 7143억원이 들어왔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가 왜 떨었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면서 “우선 유럽의 회복력이 빨랐고 증시도 금방 되돌려 지면서 금융시장의 패닉이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 잠재적 위험이 더 큰 법…브렉시트 경계해야
진정되나 싶었던 달러/원 환율은 이후 일주일(7월 5일~11일)동안 이상하리만큼 급등락을 반복했다. 6일엔 10원이 오르고, 다음날엔 11원이 내려가는 식이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한마디로 시장이 까칠해져 있다”고 평했다. 우선 브렉시트를 벗어나긴 했지만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력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라 사소한 이벤트에도 크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브렉시트의 실제 영향력을 통계지표로 확인하려면 적어도 8월 초는 돼야 한다. 아직은 불안감을 느끼는 시장이 ‘우선 물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식으로 위험자산에 몰리고 있다는 말이다.
서대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외환시장이 진정된 것은 한국만의 특징은 아니다”라며 “잠재적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철저히 외부 요인에 반응해 급등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석대로 6일 달러/원 환율이 10.2원 급등한 데는 영국의 부동산펀드 환매 중단 이슈가 있었고 다음날인 7일 달러/원 환율이 11.0원 급락한 데는 FOMC의 완화적 스탠스가 있었다. 이어 8일 7.2원 상승은 사드배치 소식이 환시를 이끌었고 다음 거래일인 11일 15.1원 급락에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가 있었다.
◆ 회복 장세…엇갈리는 시장의 평가
다시 달러/원 환율은 안정을 찾는 중이다. 이날 종가 포함 달러/원 환율은 최근 6거래일 동안 평균 3.23원 선에서 등락했다.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역시 엇갈린다. 안정을 찾는 국면이란 쪽과 불안감에 눈치 보는 중이란 평가가 그것이다.
당장 예정된 이벤트는 서울기준 2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적지만 연준의 스탠스 한 마디에도 시장은 크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보이나 최근 경제지표가 좋아 금리인상에 대한 언급 유무가 서울 환시를 이끌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브렉시트를 의식해 통상적인 입장 발표에 그쳐 달러/원 환율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